日프로야구 고졸신인 오타니 ‘올스타 신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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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수 3위… 투수로도 출전 예정
한국 1군엔 고졸신인 두 명뿐

오타니 쇼헤이
오타니 쇼헤이
“괜히 프로가 아닙니다. 고교 때 날고 기던 ‘슈퍼 루키’가 30대 후반의 평범한 선수에게 밀리는 곳이 프로입니다.”

수도권 한 구단 스카우트의 말처럼 프로야구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25일 한국 프로야구 현역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고졸 신인 선수는 조지훈과 송창현(이상 한화) 단 두 명뿐이다. 두 명 모두 투수로 야수는 아예 없다. 초(超)고교급 투수란 평가를 들으며 6억 원의 거액 계약금을 받고 NC에 입단한 투수 윤형배(19)는 여전히 2군에 머물고 있다.

고졸 신인 투수들이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량 차이다. 아마에서는 팀별로 잘 치는 선수 1, 2명만 경계하면 되지만 프로 선수들은 1번 타자부터 9번 타자까지 누구나 홈런을 칠 힘과 기술을 갖고 있다. 아마에서 통하던 평범한 변화구는 프로 타자들에게는 좋은 먹잇감이다. 한층 엄격한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다.

야수가 데뷔 첫해 1군 무대에 올라오기는 더 힘들다. 일단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 스프링캠프의 강도 높은 훈련, 매일 치르는 경기와 이동을 버텨내려면 강한 체력은 기본이다.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쟁쟁한 선배들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힘과 체력, 그리고 기술을 꾸준히 키워야 한다. 프로 선수다운 몸을 갖추는 데만도 대개 3, 4년 정도가 걸린다.

한국 프로야구보다 선수층이 훨씬 두꺼운 일본 프로야구에서 고졸 신인이 첫해부터 주전이 되는 건 더욱 어렵다. 그런 점에서 니혼햄의 신인 오타니 쇼헤이(19)는 진정한 ‘괴물’이라 불릴 만하다. 투수뿐 아니라 야수를 겸하면서 1군에 남아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랄 만한 일이다. 고교 시절부터 그는 시속 160km의 강속구를 던진 유망주였다. 프로에 와서도 최고 157km의 공을 뿌리며 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25일 현재 3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5.14를 기록 중이다. 타자로서는 더욱 뛰어나다. 규정 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타율 0.311(74타수 23안타)에 5타점, 6득점을 올렸다.

오타니는 24일 올스타전 팬 투표 결과 퍼시픽리그 외야수 부문 3위로 올스타전에 출전한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고졸 신인 외야수가 팬 투표로 올스타에 선정되기는 오타니가 처음이다. 일본 올스타전은 두 경기가 열리는데 오타니는 한 경기는 투수로, 또 한 경기는 야수로 출전할 예정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오타니#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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