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검은 갈매기’ 호세 “이젠 술 끊고 클래식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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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26일 07시 00분


한때 ‘부산의 영웅’이었던 펠릭스 호세가 24일 경남고를 방문해 선수들에게 일일 야구강습을 했다. 호세는 스윙 요령에 대해 조언하고 직접 타격시범을 보였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한때 ‘부산의 영웅’이었던 펠릭스 호세가 24일 경남고를 방문해 선수들에게 일일 야구강습을 했다. 호세는 스윙 요령에 대해 조언하고 직접 타격시범을 보였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롯데 ‘추억속 영웅’ 호세 사직 방문

‘응답하라 1999 챔피언스 데이’ 특별 초청
고향서 야구 사업…혈압에 건강관리 신경

“시력만 안 떨어졌다면 지금도 현역 뛸 것
난투극 배영수·신승현 어떻게 잊겠어요?”

‘검은 갈매기’ 펠릭스 호세(48)가 사직구장에 돌아왔다. 선수가 아니라 손님으로 왔다.

롯데의 1999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기념한 ‘응답하라 1999 챔피언스 데이’ 행사 프로모션을 위해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특별 초청된 호세는 25일 사직구장을 찾아 언론 인터뷰와 팬 사인회를 했다. 1999시즌 롯데에 입단한 호세는 132경기에서 타율 0.327, 36홈런, 122타점을 올린 데 이어 1승3패로 밀리던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9회말 역전 끝내기 3점홈런을 터뜨려 시리즈의 판세를 뒤엎었다. 재입단한 2001시즌에는 역대 최고인 0.503의 출루율과 63연속경기 출루기록을 세웠다. 호세는 2006∼2007시즌에도 롯데에서 뛰었고, 중도 퇴출과 징계 등으로 채 4시즌을 못 채웠지만 통산 타율 0.309, 95홈런, 314타점을 남겼다.

● 술, 담배, 커피 다 끊은 호세

호세는 현역 시절 술을 즐다. 그러나 지금도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 “시력만 안 떨어졌다면, 지금도 현역으로 뛰어도 될 것”이라는 농담반 진담반의 얘기까지 나왔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야구아카데미 사업에 한창인 호세는 혈압이 높아서 건강관리 차원에서 술과 담배, 커피를 모두 끊었다. 롯데는 “호세가 방한 일정 기간에 건강검진을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다. 다혈질의 이미지가 무색하게 클래식 CD까지 일부러 한국에 가져와 이동 중인 자동차 안에서 들었다. 몰라보게 발전된 해운대를 보고 “저기 집값이 얼마냐?”고 묻는 등 사업가적 기질도 보여줬다. 재산관리를 잘해서 상당한 부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들 도미니크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100만달러 입단 제의를 뿌리치고 미국 서부 명문 스탠퍼드대에 4년 전액 야구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롯데 구단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꼽히는 펠릭스 호세(오른쪽)가 25일 사직구장을 방문해 김시진 감독과 만났다. 호세는 현대 투수코치였던 김 감독을 향해 “내가 당시 스트레스를 많이 줬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사직|김영준 기자
롯데 구단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꼽히는 펠릭스 호세(오른쪽)가 25일 사직구장을 방문해 김시진 감독과 만났다. 호세는 현대 투수코치였던 김 감독을 향해 “내가 당시 스트레스를 많이 줬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사직|김영준 기자

● 배영수, 신승현을 어찌 잊겠는가?

이렇게 세월은 호세마저 달라지게 만들었지만, 과거와는 자유로울 수 없는 법. 폭행과 난투극으로 얼룩졌던 과거를 시간이 훌쩍 흐른 지금은 어떻게 생각할까. 동료 용병이 투구에 몸을 맞은 것에 흥분해 1루에서 마운드로 달려들어 때렸던 배영수(삼성), 사구 후 그를 피해 마운드에서 달아났던 신승현(KIA)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호세는 “어떻게 잊겠는가?”라고 답했다. “그들이 야구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고, 나도 대응한 것일 뿐 개인적 감정은 없다. 충분히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호세는 26일 사직 NC전에 앞서 시구를 할 예정이다. 26일 NC전은 롯데의 시즌 첫 매진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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