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주 김치우…4년전 그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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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6일 07시 00분


김치우. 스포츠동아DB
김치우. 스포츠동아DB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 동점골…승점1 견인

4년 전과 판박이였다. 김치우(30·FC서울·사진)의 왼발이 또 한 번 대표팀을 구했다.

김치우는 5일(한국시간) 레바논과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원정경기에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0-1로 뒤지는 상황에서 정규시간 90분이 끝났고, 후반 추가시간 7분도 다 돼 갔다.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질 때 김치우의 왼발이 춤을 췄다. 극적인 왼발 프리킥 동점골이 나왔다.

4년 전이 떠오른다. 김치우는 2009년 4월, 북한과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때 후반 42분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으로 그물을 갈랐다. 김치우의 결승골로 한국은 난적 북한에 1-0 승리를 거두며 이후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사실 김치우는 이번 대표팀 소집직전에 적잖이 마음고생을 했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달 16일 최종예선 명단을 발표하며 김치우를 포함시켰다. 꼭 1년 만에 달게 된 태극마크였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명단발표 5일 뒤 악재가 터졌다. 김치우는 FC서울과 베이징 궈안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경기 시작과 함께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러 선제골을 헌납했다. 서울이 3-1로 역전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했기에 망정이지 패했다면 꼼짝 없이 역적으로 몰릴 뻔했다. “대표팀 발탁 자격이 있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왔다.

김치우는 이를 악물었다. 소속 팀 일정으로 늦게 대표팀에 합류한 박주호(FC바젤)를 제치고 레바논전 주전으로 낙점 받았다. 전문 키커 기성용이 빠진 상황에서 세트피스를 도맡아 찼다. 김치우의 왼발은 종료직전 결국 한 건을 해냈다. 한국이 본선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천금같은 승점 1을 따내는 순간이었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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