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女帝, 그린서도 뜰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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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투어 상금왕 최예지 필드 도전

스크린골프의 고수, 필드에서도 통할까. 국내 스크린골프의 강자 최예지가 17일부터 경기 용인 레이크사이드골프장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특별 초청 선수로 출전해 프로 대회 첫 도전에 나선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스크린골프의 고수, 필드에서도 통할까. 국내 스크린골프의 강자 최예지가 17일부터 경기 용인 레이크사이드골프장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특별 초청 선수로 출전해 프로 대회 첫 도전에 나선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프로 선수가 스크린골프를 치면 스코어가 얼마나 나올까. 스크린골프를 즐기는 골퍼라면 한 번쯤은 가져봤을 생각이다. 그래서 지난해 최나연(25·SK텔레콤)을 만났을 때 물어봤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7승을 거둔 세계적인 골퍼인 그는 “몇 년 전 딱 한 번 쳐봤다. 전반 9홀에서만 10오버파 넘게 치고 포기했다. 처음 해봐서 그런지 적응이 안 됐다”고 대답했다.

그럼 반대로 스크린골프 고수가 실제 프로 대회에 나가면 얼마나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정답은 17일부터 사흘간 경기 용인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알 수 있다. 국내 여자 스크린골프 최강자인 최예지(18·영동산업과학고)가 이 대회에 특별 초청을 받아 출전하기 때문이다.

○ 스크린골프는 내 운명

최예지는 스크린골프계에서 꽤 유명하다. 스크린의 박인비, 스크린의 김효주로 불릴 만하다.

고3인 그는 올해 3월 끝난 초대 G투어에서 상금(5022만 원)과 최저타수(70.78타) 1위를 차지했다. G투어는 프로와 아마추어가 모두 출전하는 국내 유일의 시뮬레이션 골프대회로 골프존 비전 시스템의 지정 코스에서 치러진다. 1년간 남녀 각 9개 대회를 치르고 총상금은 각 5억 원씩 10억 원이 걸려 있다. 최예지가 벌어들인 5022만 원은 KLPGA투어 상금 랭킹 57위가 벌어들이는 상금과 비슷한 액수다.

최예지가 스크린 여제가 된 것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였다. 친구들은 추운 겨울 따뜻한 나라로 전지훈련을 떠났지만 최예지는 가정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못했다. 그래서 대안으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스크린골프를 선택했는데 때마침 G투어가 생기면서 물 만난 고기가 됐다.

○ “20언더파도 친 적 있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최예지는 한 번도 프로에게 전문적으로 레슨을 받은 적이 없다. 아버지 최우성 씨(49)에게서 스윙을 배운 게 다다. 국가대표는커녕 국가대표 상비군도 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스크린에서는 달랐다. 3년 전쯤 한창 스크린골프의 재미에 빠졌을 때 그는 20언더파까지 친 적이 있다. 당시 동네 스크린골프장에서 아이언세트를 걸고 친선대회를 치렀는데 중학생이던 그는 20언더파 52타라는 무지막지한 스코어로 우승했다.

스크린골프가 점점 정교해진 지난해에도 골프존의 남양주 해비치 코스에서 13언더파 59타를 쳤다. 그럼 필드에서는 어땠을까. 공식 경기에서는 4언더파, 친선 경기에서는 5언더파가 베스트 스코어다.

최예지는 “스크린골프와 필드는 샷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퍼팅을 할 때 스크린은 제공된 퍼팅 라이대로 치면 되지만 필드에서는 라이를 읽는 게 쉽지 않다. 또 5시간을 걸으면서 치고, 날씨의 영향까지 많이 받기 때문에 필드 스코어가 적게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스크린골프 넘어 필드로

최예지의 꿈은 다른 골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KLPGA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뒤 일본이나 미국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특별 초청으로 출전하는 우리투자증권 대회는 그래서 그에겐 좋은 경험이자 훌륭한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는 “떨리고 설레고 기대된다. 많은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7월 세미 프로 테스트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꿈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 2, 3부 투어를 거쳐 KLPGA투어에 입성하는 것이 첫 번째 계획이다. 그는 “요즘은 시간만 나면 연습장이나 파3 골프장을 돌면서 쇼트 게임 연습을 한다. 샷은 자신 있다. 쇼트게임을 보완해 필드에서도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스크린골프#최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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