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계가 어수선하다. 태권도 국제화의 양대축인 세계태권도연맹(WTF)과 국기원이 집행부를 재구성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유지 여부를 결정할 9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개최)를 앞둔 시점이라 더욱 민감하다.
○집안싸움 된 WTF 총재 선거
조정원 WTF 총재는 2004년 김운용 전 총재의 잔여 임기를 물려받아 취임한 뒤 2차례 선거에서 승리해 9년간 WTF를 이끌었다. “연맹 조직 장악에 문제가 있고 포용력이 약한 편”이라는 지적도 들었지만, 워낙 국제적 네트워크가 탄탄해 적수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느닷없이 새누리당 홍문종 국회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홍 의원은 태권도와 별 인연이 없기에 ‘낙하산 출마’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홍 의원은 같은 새누리당인 김태환 의원이 수장인 대한태권도협회의 이사 추천을 받아 출마 자격을 확보했다.
태권도계의 한 인사는 “홍 의원은 단일화로 조 총재를 주저앉히지 않는 한 승산이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조 총재는 “단일화를 왜 해야 하느냐?”며 강한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 국적의 두 후보가 출마를 강행한다면, 그 자체로도 국제 스포츠계가 볼썽사납게 여기기 십상이다. 4년 임기의 WTF 총재는 7월 14일 멕시코 푸에블라 총회에서 선출된다.
○오리무중 된 국기원 이사장 선출
23일 국기원 이사회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새 이사진을 뽑는 자리였는데, 현 집행부가 전멸했다. 정치인 출신 이사 후보도 모두 탈락하는 등 이사장과 국기원장 유력 후보들이 전원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이로써 국기원 신임 이사진은 26일 임시이사회에서 선출된다. 국기원 인사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얻어야 하기에 26일 임시이사회를 앞두고 치열한 물밑교섭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