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롯데 개막 연승 찬물…김진우 임무 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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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6일 07시 00분


1루수 최희섭(23번), 포수 차일목(왼쪽 끝) 등 KIA 선수들이 5일 사직 롯데전에서 9-3으로 승리한 뒤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루수 최희섭(23번), 포수 차일목(왼쪽 끝) 등 KIA 선수들이 5일 사직 롯데전에서 9-3으로 승리한 뒤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1·2위 라이벌 매치…KIA, 먼저 웃었다

5일 선수단의 훈련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던 롯데 최하진 사장은 “우리는 오늘부터가 개막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약체 한화와 NC를 상대로 개막 5연승을 거뒀으니, 지금부터가 시험대라는 의미였다. 롯데 김시진 감독 역시 “결과 빼곤 마음에 안 든다”고 말했다. 연승은 팀에 안정감을 불러왔지만, 긴장감은 여전했다. 5일 안방에서 마주친 상대가 강력한 우승 후보 KIA여서 더욱 그랬다.

선동열 “선발이면 5이닝 던져야” 특명
시즌 첫 출격 김진우, 6이닝 2실점 화답
이용규 1000안타 달성 등 타선도 폭발

롯데, 개막 최다 6연승 타이 기록 좌절


○10년 전 개막 12연패의 추억

롯데의 개막 최다연승은 1986년과 1999년의 6연승이다. 반면 2003년 개막 12연패라는 불명예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팀 분위기가 좋다 보니 당시 암흑기의 추억도 회고담처럼 떠올릴 수 있었다. 조현봉 롯데 운영팀장은 “당시 매니저였는데, 5연패 넘어가니까 사장님께서 ‘오늘은 이기겠냐?’고 매일 전화를 걸어오는데 죽을 맛이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당시 1번타자를 맡았던 조성환은 “현대와 개막 2연전에서 딱 1점을 뽑았는데, 그 점수가 내 홈런이었다. 솔직히 지금 한화보다 당시 롯데가 더 심각했다”고 기억했다.

개막과 동시에 시즌이 절망적으로 흐르다보니 흥행도 엉망이었다. “아이들이 자전거로 야구장 관중석을 한바퀴 돌 수 있었다”, “외야에서 관중이 삼겹살을 구워먹었다”, “관중석 휴대폰 소리가 필드까지 들렸다”, “아이스크림 나눠주는 행사를 하면 너무 많이 남아서 구단 직원들이 다 먹어야 했다”는 지금으로선 믿어지지 않는 기담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웃으며 얘기하기에는 아픈 역사지만, 개막 5연승이라는 결과 덕분에 그런 상처도 이제는 격세지감으로 다가오는 롯데였다.

KIA 김진우가 5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6회 2사 2루 위기를 삼진으로 벗어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김진우가 5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6회 2사 2루 위기를 삼진으로 벗어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돌아온 김진우, 롯데의 연승을 잠재우다!

KIA 선동열 감독은 “오늘 롯데가 이기면 개막 연승 기록이냐? 그럼 오늘 (우리가) 지면 일요일(7일) 롯데가 져줄 거냐?”며 껄껄 웃었다. 6일 비가 예고된 사직 3연전에서 1승1패면 만족이라는 뜻이었다. 김진우∼서재응∼양현종을 선발투수로 준비한 선 감독은 “선발이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5이닝은 던져야 하다”며 재활을 거쳐 시즌 첫 출격에 나선 선발 김진우의 임무를 규정했다. 김진우는 6이닝 7안타 9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했다.

팽팽한 경기 흐름은 4회초 이용규의 발에 갈렸다. 2사 후 볼넷을 고른 뒤 2루를 훔쳤고, 신종길의 좌전안타 때 3루를 밟은 뒤 롯데 3루수 황재균의 송구 실책으로 홈을 파고들었다. 물오른 KIA 타선은 7회 집중타로 대거 6득점해 롯데 불펜을 붕괴시켰다. 이용규는 1000안타(역대 64번째)를 달성했다.

아쉽게도 이날 사직구장에는 1만4569명의 관중만이 입장했다. 롯데가 개막 5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다, 라이벌 KIA와 1·2위 대결을 펼쳤음에도 지난달 30∼31일 개막 2연전에서 군데군데 빈자리를 보인 사직구장에는 또 한번 이상기류가 흘렀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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