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하다, 이 여섯 남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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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함이 플레이오프 승부의 변수로 떠올랐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2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2012∼2013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비장한 각오를 보였다. 전자랜드는 모기업의 자금난으로 다음 시즌 잔류가 불투명하다. 유 감독은 “자금난 때문이란 얘기는 좀 그렇다. 구단으로서는 10년 넘게 전자랜드를 운영하면서 챔피언결정전에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고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구단이 다시 한 번 농구단을 운영할 마음을 가지도록 챔프전에 반드시 진출하겠다”고 다짐했다.

유 감독은 지난달 선수단 분위기 쇄신을 위해 군인처럼 짧게 머리를 깎아 화제가 됐다. 개막전을 앞둔 미디어데이에서도 전자랜드 이현호는 “올 시즌 목표는 좋은 성적을 거둬 구단주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선수단의 의지도 대단하다. 유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의 선전을 위해 다시 삭발을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정도 짧으면 되지 않나. 삭발 약효는 다 떨어진 것 같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전자랜드와 1라운드에서 맞붙는 삼성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동광 삼성 감독은 “전자랜드가 절실하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부담을 느끼진 않는다. 경기는 경기다. 철저하게 하는 것이 프로다”라고 말했다.

여섯 시즌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오리온스도 절실함을 무기로 4강을 넘보고 있다. 오리온스는 SK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에서 팀의 맏형 조상현의 3점 버저비터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오리온스에 당한 패배로 정규리그 1위 SK는 시즌 최다승 기록 경신에 실패했다.

오리온스는 19일 6강에서 맞붙을 인삼공사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68-74로 졌다. 하지만 추일승 감독은 “인삼공사를 괴롭힐 복안이 있다”며 “단기전에서는 팀의 집중력과 응집력이 중요하다. 미안하지만 인삼공사를 밟고 넘어가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올 시즌 프로농구 포스트시즌은 22일부터 다음 달 23일까지 이어진다. 1라운드를 치르는 인삼공사와 오리온스는 22일, 전자랜드와 삼성은 23일 1차전을 갖는다.

한편 프로농구 9개 구단 감독과 김영만 동부 감독대행은 미디어데이 행사에 앞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승부 조작 사건과 관련한 결의문을 발표했다. 감독 대표로 나선 김동광 감독은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못한 감독 모두의 잘못”이라며 “깊은 반성과 함께 책임을 통감한다. 매 경기 혼신의 힘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플레이오프#전자랜드#삼성#오리온스#인삼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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