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위복’ 삼성화재… ‘용두사미’ LIG…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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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성어로 본 프로배구

프로배구 2012∼2013 NH농협 V리그 정규 시즌이 13일 모두 끝났다. 이날 경기에서는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도로공사, 인삼공사가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18승을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17승)과 승점(52점)은 같지만 승수에서 앞서 2위로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 V리그를 사자성어로 정리해 봤다.

○ 고금독보(古今獨步·예나 지금이나 견줄 자가 없음)

남자부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 가빈이 떠난 게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됐다. 그 덕분에 레오라는 복덩이를 얻었다. 현대캐피탈 하종화 감독의 머릿속에는 올해도 호구고수(狐구羔袖·여우 가죽으로 만든 옷에 염소 가죽 소매라는 뜻)라는 사자성어가 맴돌았다. 공격과 블로킹은 좋은데 리시브가 여전히 부족했기 때문. 한편 대한항공은 결국 신을 신은 채 발을 긁는 격화소양(隔靴搔양)을 벗어나지 못했다. 제대로 된 대처를 못한 것이다. 전반기에 승점 26점을 딴 대한항공은 감독 경질이라는 처방을 내놓았지만 후반기 승점도 26점이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드림식스 새 주인으로 우리금융지주를 선정한 뒤 “(네이밍스폰서였던) 러시앤캐시는 어려울 때 도와준 좋은 친구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경하되 가까이하지는 않는다는 경이원지(敬而遠之)는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닐까.

LIG손해보험은 전반기를 2위로 마쳤지만 후반기 들어 추락에 추락을 거듭한 용두사미(龍頭蛇尾) 시즌을 보냈다. KEPCO는 리그 최다 연패 타이 기록(25연패)에 속수무책(束手無策)이었다.

○ 묘년재격(妙年才格·재주와 품격을 갖춘 젊은이)

여자부에서는 막내 구단 기업은행이 창단 2년 만에 일취월장(日就月將)하는 실력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GS칼텍스는 3시즌 만에 돌아온 외국인 선수 베띠와 그가 다쳤을 때 맹활약한 여고 졸업생 이소영을 앞세운 온고지신(溫故知新)으로 지난해 꼴찌에서 2위로 올라섰다. 시즌 중반까지도 4위에 처져 있던 현대건설은 센터 양효진과 라이트 황연주를 중심으로 의기투합(意氣投合)하며 4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배구 팬들은 올해 도로공사를 외국인 선수 니콜 혼자 고군분투(孤軍奮鬪)했다는 뜻으로 ‘니콜공사’라고 불렀다. 김연경 문제를 푸는 데 여전히 오리무중(五里霧中) 상태인 흥국생명은 올해도 옛 영광을 되찾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 우승 팀인 인삼공사는 역대 여자부 최다인 20연패에 빠지며 꼴찌로 시즌을 마쳐 세상 모든 일은 변한다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을 실감케 했다.

한편 2, 3위가 맞붙는 V리그 플레이오프 여자부(GS칼텍스-현대건설)는 16일 오후 2시 구미에서, 남자부(현대캐피탈-대한항공)는 17일 오후 2시 20분 천안에서 각각 시작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배구#삼성화재#L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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