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14번홀 마법의 플롭샷…청야니·리디아 고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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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8일 07시 00분


신지애. 사진출처|KLPGA
신지애. 사진출처|KLPGA
■ LPGA 개막전 호주여자오픈 우승키스…‘지존의 귀환’

청야니 역전 분위기 속 14번홀 큰위기
그린 밖 플롭샷 홀컵에 쏙…버디 행운
아마 1위 리디아 고의 맹추격도 따돌려
“터닝포인트는 14번홀…샷 안정 찾아”


‘파이널 퀸’ 신지애(25·미래에셋)가 2013 시즌을 우승컵에 입맞춤하며 상큼하게 출발했다. 신지애는 17일(한국시간) 호주 로열 캔버라 골프장(파73·6679야드)에서 열린 미 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총상금 120만 달러)에서 정상에 올랐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4타로 청야니(대만·16언더파 276타)와 리디아 고(16·14언더파 278타)의 추격을 뿌리쳤다.

신지애는 2008년 비회원 자격으로 3승을 따내며 LPGA 진출에 성공했다. 2009년(시즌 3승)에는 신인으로 상금왕까지 차지했다. LPGA 투어에서 31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2010년에도 2승을 추가했다.

잘 나가던 신지애는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2010년 시즌 중 맹장 수술을 받으며 2주 가량 투어에 나서지 못했다. 이어 2012년 6월엔 왼손바닥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까지 받았다.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0년 11월 미즈노 클래식을 끝으로 우승 소식이 뚝 끊겼다. 우승 물꼬를 다시 트는 데 1년 10개월이나 걸렸다. 왼손바닥 수술 후 7월 필드로 복귀한 신지애는 킹스밀 챔피언십과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 여자오픈 연속 우승으로 부활을 알렸다.

이번 대회 우승까지는 고비가 많았다. 여자골프의 거물 청야니와 골프천재 리디아 고가 신지애를 괴롭혔다.

2,3라운드에서는 아마추어 랭킹 1위 리디아 고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선두 자리를 놓고 신지애를 압박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여자 프로골프 세계랭킹 1위 청야니의 도전이 거셌다. 신지애는 13번홀까지 1타를 잃으며 흔들렸다. 1번홀 버디로 경기를 쉽게 풀어가는 듯 했지만 이후 보기만 2개 기록했다.

앞서 경기한 청야니는 7타를 줄이면서 단숨에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역전 분위기였다. 승부처가 된 건 14번홀(파4). 신지애는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갔다. 파 세이브도 쉽지 않은 위치였다.
위기는 기회가 됐다. 그린 밖에서 친 플롭샷이 홀 안으로 떨어지는 행운의 버디가 됐다. 1타 차로 앞서 나간 신지애는 이어진 15번홀(파5)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하며 청야니의 추격에서 벗어났다. 신지애의 뒷심과 위기관리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신지애는 “14번홀이 오늘의 터닝 포인트였다. 그 홀부터 샷과 퍼팅이 전체적으로 나아져 우승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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