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47위가 세계선수권 우승후보, 왜?… 연아에게 랭킹은 숫자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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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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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피겨 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겨우 세계 랭킹 47위 선수를.

‘피겨 여왕’ 김연아(23·고려대)는 최근 연이어 성공적인 복귀를 신고했다. 지난해 NRW트로피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올해 국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총점 210.77점을 기록하며 여왕의 복귀를 알렸다. 2011년 4월 세계선수권 이후 19개월간의 공백은 느껴지지 않았다.

김연아는 3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대한민국 대표로 선발됐다. 해외 언론들은 벌써부터 김연아를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고 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최근 “‘레미제라블’을 주제로 한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우승 후보로 예상했다. 일본 언론들도 김연아의 건재를 확인하며 영원한 우승 후보가 돌아왔다고 전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지만 김연아의 세계 랭킹을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10일 기준으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매긴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세계 랭킹에서 김연아는 47위다. ISU 세계 랭킹은 올 시즌과 지난 두 시즌 동안 세계선수권대회와 그랑프리 대회, ISU가 선택한 국제대회 성적을 포인트로 매겨 합산한 점수로 정해진다.

1위는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카롤리나 코스트네르(이탈리아). 그 뒤로 스즈키 아키코(일본), 알료나 레오노바(러시아) 등이 포진해 있다. 김연아는 2010∼2011시즌 세계선수권대회 2위와 올 시즌 NRW트로피 대회 우승 기록밖에 없어 포인트를 많이 획득하지 못했다. 랭킹으로만 따진다면 김연아는 ‘포스트 김연아’로 불리는 김해진(44위)보다 낮다. 올 시즌 세계 랭킹에서도 김연아는 59위로 김해진(40위), 박소연(46위) 뒤에 있다. 2011년 4월 이후 19개월간 대회를 뛰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스포츠 종목에서도 세계 47위의 선수가 우승까지 차지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기적 또는 이변이라고까지 불린다. 하지만 김연아에게 세계 랭킹은 무의미하다. 김연아가 우승을 하더라도 어느 누구도 이변이나 기적이라고 부르진 않을 것이다. 여왕의 복귀일 뿐이기 때문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세계랭킹#김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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