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한국축구] 한국축구, 그라운드선 해트트릭…행정은 ‘헛발질’ 망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12월 31일 07시 00분


차기 축구협회 집행부의 숙제

기술위 무시하고 대표팀감독 해임·잔여연봉 법적 소송
법인카드 비리 사건…1억4000만원 위로금으로 입막음
박종우 올림픽 독도세리머리, 日 축구협에 굴욕적 해명
조중연회장 1월28일 임기 마무리…투명한 행정 과제로


한국축구는 올해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 K리그 울산 현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 AFC U-19 챔피언십 우승,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 8강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의 행정은 헛발질의 연속이었다. 2013년엔 반드시 행정 쇄신이 이뤄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상식 없는 축구협회?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은 작년 12월 기술위원회도 거치지 않은 채 전격 경질됐다. 그로부터 1년이 흘렀지만 여진은 끝나지 않았다. 협회는 조 전 감독에게 당연히 줘야 할 잔여 연봉을 지급하지 않았고, 참다 못 한 조 전 감독은 최근 임금을 돌려받기 위한 법적 조치에 들어갔다. 앞서 협회는 국내 코치들에게 당초 임기(2012년 7월)가 아닌 4개월, 브라질 출신 가마 코치에는 대한상사중재원의 결정으로 7개월분 전액을 줬다.

블랙 코미디는 계속됐다. 협회는 올 초 축구 용품을 훔치려다 발각된데 이어 협회 법인카드 포인트를 기프트 카드로 바꿔 횡령을 시도하려던 비리 직원에게 위로금 1억4000여 만 원을 주고 입막음을 시도하다 뒤늦게 사실이 알려지자 대한체육회의 감사를 받고 법정 소송을 벌이는 볼썽사나운 꼴을 보였다. 10월 말 민사재판 결과 패소해 돈도 돌려받지 못했다.

가장 즐거운 순간에 최악의 행정력이 드러난 사건도 있다. 박종우(부산)의 런던올림픽 독도 세리머니 해프닝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협회는 일본축구협회(JFA)에 사과 뉘앙스가 분명한 해명 공문을 발송해 공분을 샀다. 결국 협회는 국회 증언대에 서야했고, 국정감사 증인으로도 채택됐다.

○내년 1월이면 바뀔까?

협회는 중대한 변화를 앞두고 있다. 잇따른 졸속 행정으로 굴욕을 당했던 조중연 회장 체제도 내년 1월28일 제52대 회장 선거가 끝나면 마무리된다. 조 회장이 선거 출마를 포기한 가운데 범여권에서는 정몽규 프로축구연맹 총재와 김석한 한국중등축구연맹 회장이 나서고, 축구 야당의 대표 격인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안종복 남북체육교류협회장 등도 도전장을 던질 전망이다. 이 중 정 총재와 허 회장은 출마를 공식화하지는 않았다.

회장이 바뀌면 뭔가 달라질까. 축구인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깨끗한 축구계를 만들겠다고 너도나도 투명 행정을 외치지만 협회장 투표권을 지닌 대의원(각 시도 축구협회장) 선거 과정에 뒷말이 많다. 절차를 지키는 투명한 행정과 갈라선 축구 인들을 한 데 아우를 수 있는 탕평책이 나와야만 2013년의 한국축구 행정도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게 축구인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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