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바뀌자 신세 바뀐 박지성… 레드냅 감독 부임후 벤치로
“몸값 못하는 선수 있다” 질책… 타랍-매키가 선발 꿰차
해리 레드냅 감독(65) 부임 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퀸스파크레인저스(QPR) 선수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마크 휴스 전임 감독(49) 체제 아래서 아델 타랍(23)과 제이미 매키(27)는 ‘계륵’ 같은 존재였다. 화려한 발재간과 폭발적인 스피드를 가진 둘이지만 기복이 심하고 개인플레이를 선호해 조직력을 떨어뜨린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선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거나 경기에 나섰다가도 다른 선수와 교체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감독이 바뀐 뒤에는 꾸준히 선발로 나서며 ‘레드냅의 황태자들’로 거듭나고 있다. 타랍과 매키는 레드냅 감독 부임 후 치러진 리그 5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섰다. 매키는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2일)에서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려 팀의 1-1 무승부를 이끌었고 타랍은 풀럼과의 경기(16일·2-1 QPR 승)에서 홀로 두 골을 넣는 원맨쇼를 펼치며 QPR의 이번 시즌 리그 첫 승을 만들어냈다. 레드냅 감독은 타랍에 대해 “그는 매우 훌륭한 재능을 지녔다. 최고가 될 수 있다”고 극찬하며 그의 사기를 한껏 올려주고 있다.
반면에 휴스 감독 시절 주전으로 활약했던 조제 보싱와(30), 데이비드 호일렛(22), 박지성(31) 등은 벤치 멤버로 전락했다. 보싱와는 풀럼전에서 레드냅 감독에게 “나는 벤치에 앉기 싫다”고 항명을 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QPR는 보싱와에게 2주치 임금인 13만 파운드(약 2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고 레드냅 감독은 “보싱와가 나를 불편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박지성은 레드냅 감독 부임 후 선발 출전 기회를 단 한 차례도 잡지 못한 데다 무릎 부상까지 겹쳐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레드냅 감독은 23일 뉴캐슬전에서 0-1로 패한 뒤 “몇몇 선수는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질책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영국 언론은 “레드냅이 대대적인 팀 개편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휴스 감독이 팀을 이끌 당시 박지성은 QPR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처지가 달라졌다. 박지성이 하루빨리 부상에서 복귀해 레드냅의 눈도장을 받지 못한다면 팀 내 입지는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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