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포도 ‘펑펑’ 함지훈이 달라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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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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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밑 플레이론 한계 절감… 하루 1000개씩 슈팅 연습
수비 끌어내 돌파 유리해져

모비스 간판 파워포워드 함지훈의 입대 전후 슈팅 성공 지역 분포가 대조적이다. 함지훈은 입대 전 2009∼2010시즌까지는 골밑 플레이에 전념했다. 하지만 전역 후 이번 시즌에는 ‘수비자 3초룰 폐지’라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중거리슛을 시도하고 있다. 그래픽은 각 시즌 초반 23경기 기록을 활용해 만들었다.
모비스 간판 파워포워드 함지훈의 입대 전후 슈팅 성공 지역 분포가 대조적이다. 함지훈은 입대 전 2009∼2010시즌까지는 골밑 플레이에 전념했다. 하지만 전역 후 이번 시즌에는 ‘수비자 3초룰 폐지’라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중거리슛을 시도하고 있다. 그래픽은 각 시즌 초반 23경기 기록을 활용해 만들었다.
“군대 가서 슛 연습만은 똑바로 해야 한다.”

모비스 간판 파워포워드 함지훈(28·모비스)은 입대 직전 유재학 감독으로부터 이 말을 귀가 따갑게 들었다. 학창 시절부터 골밑 플레이에 집중했던 함지훈에게 중거리슛 연습에 매진하라는 얘기였다. 함지훈은 그 말을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2009∼2010시즌 당시 그는 외곽포 없이도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기 때문이다. “대학 때까지는 (포워드가) 외곽에서 슛을 쏘면 오히려 감독님에게 혼이 났다. 그래서 입대할 때 유 감독님의 조언을 가슴 깊이 받아들이지 못했다.”

○ 생존의 필수조건이 된 미들슛

함지훈이 제대한 뒤 맞이한 프로농구 무대는 입대 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수비자 3초룰’이 폐지되면서 수비자들이 골밑에서 겹겹이 진을 쳐 정통 골밑 플레이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워진 것이다. 수비를 끌어내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미들슛’이라는 미끼가 필요해졌다. 23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하갈동의 모비스 훈련장에서 만난 함지훈은 “예전에는 빅맨(장신 선수)이 외곽슛을 쏴야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이젠 생존 필수요건이 됐다”며 “유 감독님의 말씀이 비로소 이해가 됐다”고 했다.

○ 밥만 먹고 슛만 쏘다

함지훈은 2012∼2013시즌을 앞두고 모비스 슈터들과 함께 5월부터 2개월 동안 지옥의 슈팅 훈련에 돌입했다. 타 구단은 체력과 전술 훈련에 매진하는 시기였지만 유 감독은 만사를 제쳐두고 슛 연습을 시켰다. 새벽(6시 30분∼8시), 오전(10∼12시), 오후(16∼18시), 야간 훈련(20∼21시)까지 매일 7시간 가까이 1000개의 슈팅을 날렸다. 코칭스태프는 함지훈의 연습 슈팅 성공률을 매일 체크했다. 함지훈의 열 손가락은 테이핑을 하지 않고서는 물건을 만지기 힘들 정도로 갈라졌다. “가장 힘들었던 건 감독님이 매번 훈련 과정을 꼼꼼히 지켜보셨다는 점이다. 날카로운 시선을 느끼며 공을 던지는 스트레스는 정말 컸다.”

○ 골밑과 외곽 두 마리 토끼를 잡다

함지훈의 특훈 효과는 실전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주무기인 골밑 플레이뿐 아니라 중거리포까지 장착하며 상대에게 더욱 부담스러운 존재가 됐다. 함지훈이 중거리슛을 계속 시도하자 수비수가 외곽까지 따라붙으며 골밑에 돌파할 공간이 많아진 것이다.

용인=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함지훈#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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