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이미지, 신성모독” 비판에… 트럼프 “의사인 줄 알았다” 삭제

  • 동아일보

지지층 보수 기독교계서도 “역겹다”
“약에 취했나, 즉각 사과해야” 비난
교황 공격 트럼프 “사과는 안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예수처럼 묘사한 인공지능(AI) 합성 사진을 12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신성 모독’이란 비판이 쏟아지자 12시간 만에 삭제했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예수가 아닌 사람을 치유해 주는 의사를 표현한 거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인 미국 보수 기독교계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자 이례적으로 게시물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대통령의 정신건강 이상 논란을 재점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흰옷과 붉은 망토를 걸친 채 병자의 이마에 오른손을 올리고 있는 자신의 AI 합성 사진을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사진에서 그의 왼손엔 환한 빛이 나는 무언가가 있고, 몸 주변에 광채가 난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병자를 고치는 예수에 자신을 빗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보수 기독교 작가 메건 배샴은 “대통령이 약물에 취했던 건지, 이 터무니없는 신성모독을 어떻게 해명할 건지 모르겠지만 게시물을 즉각 내리고 미국 국민과 하나님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과 가까운 보수 성향 기독교 팟캐스터 이사벨 브라운도 “역겹고 용납할 수 없는 게시물”이라고 비판했다.

파장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 사진을 지웠다. 그는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게시물을 직접 올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종교적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의 사진이 “의사 역할을 수행하는 나를 묘사한 줄 알았다”며 “나는 사람들을 나아지게 해준다”고 했다. 이어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도 “(사진에서) 적십자사나 의료진이 나를 둘러싸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합성사진 하단엔 간호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있다.

특히 이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레오 14세 교황을 향해 “범죄 문제에 나약하고 외교 정책에 형편없다”고 공개 비난한 직후 게시돼 논란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이란 공격을 공개적으로 강하게 비판해 온 교황과 갈등을 빚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을 공격한 데 대한 사과는 거부했다. 그는 “사과할 것이 없다. 그가 틀렸다”며 “그는 이란과 관련해 내가 하는 일에 매우 반대했는데, 핵을 보유한 이란이 존재해선 안 된다. (교황은) 범죄와 다른 사안에 있어 매우 나약하다”고 주장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극단적이고 종잡을 수 없는 언행을 거듭하면서 한때 지지자였던 이들과 참모조차 그를 “미치광이”나 “권력에 미쳐버린 정신 나간 독재자”라고 평가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그는 7일에도 “이란 문명 전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위협해 ‘정신 이상’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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