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박찬호, 이제 단 사흘 남았다

  • Array
  • 입력 2012년 11월 22일 07시 00분


박찬호는 2013시즌에도 한화 유니폼을 입을까. 그 답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스포츠동아DB
박찬호는 2013시즌에도 한화 유니폼을 입을까. 그 답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스포츠동아DB
한화에 남을까? 은퇴할까? 기로

보류선수명단 25일 마감…묵묵무답

한화, 팀 상징성·마케팅 효과에 비중
“대승적 차원으로 팀에 잔류해줬으면”


내년에도 마운드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는 박찬호(39·한화)를 볼 수 있을까. 구단은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지만 선수는 묵묵부답이다. 한화에도, 박찬호에게도 남은 시간은 이제 사흘이다.

2013년 보류선수명단 마감일은 25일이다. 그러나 박찬호가 명단에 포함될지, 아닐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21일 “아직 구단으로 온 기별은 없었다”며 “일단 사흘이 남아있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다. 구단 고위 관계자가 선수(박찬호)와 계속 교감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는 안다. 좋은 쪽으로 결론이 나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는 박찬호의 가치를 높이 사고 있다. 비단 올 시즌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 기대이상의 결과를 낸 것 때문만이 아니다. 이 관계자는 “박찬호가 가지는 상징성에 비중을 두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124승을 올린 투수가 한국무대에 서서 공을 던진다는 것만으로도 야구 꿈나무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불혹의 나이에도 마운드에서 시속 150km의 직구를 던지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박찬호는 존재감을 증명했다. 그가 한국무대로 컴백한 뒤 등판한 경기에는 구름관중이 몰렸다. 시즌 초에는 홈·원정을 막론하고 7연속경기 매진이라는 놀라운 티켓파워를 과시했다. 유니폼도 불티나게 팔렸다. 구단 입장에선 류현진(25)에 이어 최고의 흥행카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찬호(왼쪽 끝)가 가수 싸이(왼쪽 3번째)와 함께 미국의 유명 토크쇼 진행자 래리 킹(오른쪽 끝) 부부와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출처|래리 킹 트위터
박찬호(왼쪽 끝)가 가수 싸이(왼쪽 3번째)와 함께 미국의 유명 토크쇼 진행자 래리 킹(오른쪽 끝) 부부와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출처|래리 킹 트위터


그러나 시즌이 끝난 뒤 박찬호의 행보는 미궁에 빠졌다. 은퇴냐, 현역 연장이냐의 두 갈래 길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박찬호는 지난달 26일 공주시립야구장에서 열린 제12회 박찬호기 전국초등학교야구대회 개회식에서 “아직 거취를 결정하지 못했다. 일단 미국으로 가서 지인들과 만나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고려해보겠다. 11월 미국을 다녀온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달 7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21일에는 래리 킹 트위터에 가수 싸이와 래리 킹, 래리 킹의 아내와 함께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한화는 NC의 특별지명에 따른 보호선수 20인 명단 작성 때도 유망주 대신 박찬호의 이름을 포함시키며 그를 잔류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구단 관계자는 “사실 (류)현진이의 포스팅을 받아들인 것도 팀 성적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프로야구 전체를 위한 대승적인 차원이었다. 박찬호의 잔류 역시 그런 의미다. 칼자루를 쥔 구단이 선수를 기다리고 있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많은데, 원래 특례법을 적용해 데려온 선수 아닌가. 선수의 의견이 중요한 만큼 끝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