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앞둔 이근호, 칼 갈았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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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0일 07시 00분


울산 이근호가 AFC 챔피언스리그로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에 도전한다. 대표팀과 소속팀 활약으로 AFC 올해의 선수상 수상도 노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울산 이근호가 AFC 챔피언스리그로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에 도전한다. 대표팀과 소속팀 활약으로 AFC 올해의 선수상 수상도 노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1. 울산서 첫해 내 힘으로 굿 피날레
2. 입대전 프로 첫 우승 간절한 바람도
3. MVP·AFC 올해의 선수상 도전장


이근호(27·울산 현대)에게 10일 오후 7시30분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릴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2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아주 특별하다. 클럽을 아시아 정상으로 이끌면 본인도 프로 데뷔 후 첫 우승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다. 나아가 아시아 최고 선수에 오를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근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군 입대를 한다. 그래서 각오가 더 단단해졌다.

○아시아 정상으로 개인 타이틀까지 화룡점정

울산 소속으로 맞은 첫 시즌, ‘생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임박했다. 아시아 클럽 정상을 노리는 울산의 중심에는 항상 이근호가 있었다. 대회 전 경기에 출격해 4골6도움을 기록 중이다. 그저 골만 넣을 줄 알았던 ‘반쪽짜리’ 공격수가 이제는 특급 도우미로서 역할까지 충실히 해냈다는 걸 기록으로 증명했다. 챔스리그에서 팀 내 득점 1위는 6골씩을 넣은 김신욱과 하피냐(감바 오사카 시절 2골 포함)이지만 공격포인트 전체를 놓고 보면 이근호가 단연 압도한다.

이근호는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대회 16강 단판 승부(3-2 울산 승)부터 매 경기 골 맛을 보거나 득점에 보탬이 됐다. 5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울산 김호곤 감독이 “솔직히 가장 긴장됐다”고 털어놓은 지난 달 31일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의 대회 4강 2차전(2-0 울산 승)에서도 첫 골을 올려 분위기를 확실하게 끌어왔다.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기에 지금 이 순간이 훨씬 각별하다. 2005년 네덜란드 U-20월드컵 이후 꾸준히 각급 대표팀을 거쳤지만 결정적일 때 이근호는 번번이 좌절했다. 2008베이징올림픽은 기대 이하였고, 2010남아공월드컵에선 아시아 최종예선까지 붙박이로 활약하고도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그렇다고 프로에서 순탄했던 것도 아니었다. 인천 2군과 2007년 대구를 거치며 꾸준하게 실력을 끌어올렸으나 타이틀과는 거리가 멀었다. “프로에서 아직 우승한 적이 없다”는 이근호의 말은 차라리 절박할 정도다.

하지만 아시아 클럽 대항전에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과 챔스리그에서의 호성적을 인정한 AFC는 7일 ‘2012 올해의 선수’ 후보에 이근호를 포함시켰다. 알 아흘리전에서 골을 터뜨리고 울산이 우승한다면 대회 최우수선수(MVP)와 올해의 선수를 모두 수상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축구는 1991년 김주성(현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 이후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이근호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다. 마지막 순간에도 내 가치를 증명하고 싶다”고 했다.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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