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 12% “최근 1년 성폭력 경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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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스포츠硏 698명 조사… 31%는 구타-욕설 피해

국내 운동선수 중 약 30.7%는 최근 1년간 구타 및 욕설, 가혹행위 등의 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운동선수에 대한 성희롱은 크게 줄어들었지만 강제적인 신체접촉을 수반하는 성추행이나 성폭행(강간)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스포츠폭력 관행 근절을 위한 실태조사’에서 나타났다. 서울대 권순용 교수와 호서대 주종미 교수, 국민대 조욱연 교수는 3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2 스포츠(성)폭력 방지를 위한 토론회’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는 9월부터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전국 초중고교 및 대학교, 일반부 운동선수 12만4000명 중 698명을 표본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에 따르면 운동선수들의 17.5%는 지도자나 선배로부터 구타를 당했다. 구타자의 63%는 지도자였고 34.6%는 선배였다. 구타를 비롯해 왕따나 욕설 등 심리적 폭력이나 각종 가혹행위 등을 모두 포함한 폭력행위를 당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30.7%에 달했다.

또 응답자의 11.5%는 성폭력을 당했다고 답했다. 성폭력의 주된 가해자 역시 지도자(53.2%)와 선배(43.5%)였다. 성폭력에는 성희롱(폭행이나 협박 없는 신체접촉이나 음란한 말과 행위 등) 및 성추행(강제적인 신체접촉), 성폭행(강간) 등이 포함됐다. 응답자의 1.7%는 성추행 및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적으로 폭력행위로 인한 피해는 2010년 조사 때의 51.6%보다 20.9%포인트, 성폭력피해는 2010년 조사 때의 26.6%보다 15.1%포인트 줄었다. 그러나 성추행 및 성폭행의 경우 2010년 조사 때의 1.3%보다 0.4%포인트 늘어났다. 이러한 폭력행위는 운동선수들의 의욕저하 및 인권침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토론자들은 지적했다.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운동선수와 지도자, 학부모들이 폭력행위를 일종의 운동문화로 간주하는 점이 바뀌어야 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성적지상주의로 내몰리는 지도자들의 처우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스포츠선수#폭력#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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