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훈, 살아있네!… 전국체전 복싱서 명예회복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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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11연패-성지혜 MVP

신종훈(23·인천시청)은 올해 천국과 지옥을 모두 맛봤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그는 한국 복싱에 24년 만에 금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16강전에서 알렉산데르 알렉산드로프(불가리아)에게 패하자 세간의 시선은 차가워졌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는 글러브를 낄 자신이 없었다. 그는 “한 달 넘게 흥청망청 놀면서 바닥까지 갔었다”고 회상했다.

방황은 길지 않았다. 인천 대표로 나선 신종훈은 17일 대구 용산중 체육관에서 열린 제93회 전국체육대회 복싱 남자 일반부 라이트플라이급 결승에서 기효정(보은군청)을 13-4 판정으로 꺾고 우승했다. 다시 링에 오른 지 한 달여 만이다.

신종훈은 “올림픽 때 힘들게 훈련해서인지 체전 준비는 전혀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귀국한 뒤 주위의 무관심이 더 무서웠다”고 했다. 방황을 접는 데는 주위의 도움이 컸다. 그는 “팀 선배가 ‘넌 너무 빨리 달려왔다. 천천히 가는 법을 배워라’라고 하더라. 큰 위로가 됐다”고 했다. 그에게 올림픽은 ‘실패’가 아니었다. 올림픽을 통해 어떻게든 이기는 복싱을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부족한 파워를 보완해 더 강해져야겠다고 다짐했다.

신종훈에게 이번 대회는 마지막 전국체전이다. 그는 올림픽 직전 프로리그인 APB와 계약했다. 내년 1월부터 프로의 강자들과 맞붙어야 한다.

한편 경기도는 금 133개, 은 131개, 동메달 148개로 총 6만5955점을 얻어 전국체전 11연패를 달성했다. 개최지 대구가 2위(5만4577점), 서울이 3위(5만4288점).

이번 대회에는 한국 신기록 19개, 대회 신기록 111개 등 총 148개의 신기록이 나왔다. 롤러에서만 13개의 한국 신기록이 나온 지난 대회(20개)보다 종목은 다양해졌다. 반면 2008년 42개, 2009년 38개, 2010년 34개의 한국 신기록이 나온 것에 비하면 ‘기록 흉작’이라는 평가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는 여자 기계체조 5관왕에 오른 대구 대표 성지혜(16·대구체고)가 선정됐다. 그는 한국체육기자연맹 기자단 투표에서 28표 가운데 11표를 얻어 양궁 4관왕 오진혁(8표)과 수영에서 한국 신기록 3개를 세운 양정두(6표)를 제쳤다.

대구=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전국체전#신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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