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깜짝 선발 숨은 뜻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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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6일 07시 00분


SK 내부적으로도 ‘깜짝 카드’로 받아들일 정도로 이만수 감독의 PO 1차전 김광현 선발 기용은 다소 의외의 선택이다. 김광현은 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스포츠동아DB
SK 내부적으로도 ‘깜짝 카드’로 받아들일 정도로 이만수 감독의 PO 1차전 김광현 선발 기용은 다소 의외의 선택이다. 김광현은 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스포츠동아DB
SK, PO 1차전 전격 선발 낙점
이만수 감독은 왜 송은범이 아닌 그를 택했나
SK-롯데 오늘 문학서 PO 1차전


‘헐크’의 선택은 김광현(SK)이었다. SK 이만수 감독은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에서 “김광현을 1차전 선발로 기용한다”고 밝혔다. 김광현의 등판은 다소 의외의 카드다. SK의 모 야수도 “김광현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깨 부상을 털고 6월부터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한 김광현은 6월 4승, 방어율 1.38로 호투했지만, 8월부터는 부진했다. 8월(방어율 5.14), 9월(방어율 8.79)에는 자신의 투구 밸런스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 감독은 “김광현이 지난해보다는 올해 어깨 상태와 컨디션이 더 좋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4차례 등판(2패·방어율 6.57)에선 좋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믿는다. 성준 투수코치와 상의할 때도 성 코치는 다른 선수를 (1차전 선발로) 추천했는데, 내가 강력하게 김광현을 밀었다”며 두터운 신임을 강조했다. 김광현이 한국시리즈(KS) 진출의 ‘7부 능선’이라는 PO 1차전 선발로 나온 배경은 무엇일까.



이만수 감독 “내가 김광현 강력하게 밀었다”…“강심장 체질! 5회까지 버텨줬으면”


○왜 김광현인가? 송은범의 부상 변수

SK는 이번 PO에서 김광현(시즌 8승)과 윤희상(10승), 마리오(6승), 송은범(8승)을 선발로 내세운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선발이었던 채병용은 불펜에서 전천후로 활약할 전망이다. 4명의 선발 중 올 정규시즌과 그간의 포스트시즌 성적을 고려할 때, 가장 유력한 1차전 선발 후보는 송은범이었다. 그러나 송은범은 페넌트레이스 막판부터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았다. 15일 문학에서 실시한 40개의 라이브피칭이 5일 문학 롯데전 이후 열흘만의 투구였다. 송은범이 회복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했다. 결국 SK는 3차전 또는 4차전으로 송은범 카드를 돌렸다. 사실 그 때도 몸 상태가 완벽하리란 보장은 없지만, 송은범의 ‘강심장’과 ‘투혼’에 기대를 건다. 결국 SK로선 다른 1차전 선발 카드가 필요했다. 이만수 감독은 국가대표 에이스로서 막중한 부담을 이겨내본 김광현을 낙점했다.

○채병용 롱릴리프 대기…김광현 난조 시 ‘1+1 선발체제’도 고려

SK는 11일 문학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김광현을 선발로 등판시켰다. 모창민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2이닝 2실점했지만, “전력으로 피칭하지 않았다”는 것이 SK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광현을 상대했던 SK의 한 타자는 “구위가 나쁘지 않았다. 올림픽과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의 경험도 있지 않나. 수비를 믿고 던지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예상했다. SK는 박희수에게까지만 공이 배달되면, 승리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김광현이 마운드 위에서 최대한 버텨주면 더할 나위 없다. 성준 투수코치는 “5∼6회까지만 던져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현했다. 그러나 제구가 불안한 김광현이 초반 난조를 보일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 이 때는 굳이 김광현에 미련을 두지 않고, 채병용이 롱릴리프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KS에서 삼성이 재미를 본 ‘1+1 선발체제’ 형식이다. 김광현은 “컨디션이 괜찮다”고 짧게 자신의 몸 상태를 설명했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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