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野전…이글이글 ‘김응룡 스타일’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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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1일 07시 00분


김응룡 감독. 스포츠동아DB
김응룡 감독. 스포츠동아DB
김응룡 한화 감독의 세가지 숙제

1. ‘이글스 악연’ 끊고 묵은 한 풀까?
2. 8년 공백…경기감각 회복 급선무
3. 스타군단 아닌 꼴찌팀 한계 극복?


한화 김응룡(71) 신임 감독은 9년 만에 다시 유니폼을 입고 덕아웃에 앉는다. 베테랑 노 감독의 복귀에 쏟아진 관심만큼이나 주어진 과제는 무척 많다. 기나긴 현장 공백을 메우고, 5년 연속 4강에서 탈락한 한화를 재건해야 한다. 과연 한국시리즈 우승 10회에 빛나는 명장은 어떤 해법과 패를 들고 나올까.

○‘이글스 악연’ 끊고 묵은 한 풀어줄까?

김응룡 감독은 이글스와 얄궂은 인연이 있다. 한화의 전신 빙그레가 김 감독이 이끌던 해태에 3번이나 발목을 잡혔다. 그것도 모두 한국시리즈에서다. 1988년 정규시즌 2위로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2승4패로 졌고, 1989년에는 1위로 선착하고도 1승4패로 왕좌를 내줬다. 2위였던 1991년 역시 플레이오프를 거쳐 설욕의 기회를 잡았지만 4연패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이뿐만 아니다. 김 감독이 삼성 사장으로 재임하던 2006년에는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1승1무4패로 패했다. 이글스 역사에는 둘도 없이 뼈아픈 이름. 그런 ‘김응룡’이 한화의 한을 풀어줄 인물로 낙점된 것이다. 한화 구단은 리빌딩과 4강 진출의 숙원을 동시에 풀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8년간 멈춘 시계’, 현대야구 적응할까?

한 야구 관계자는 한화의 김응룡 감독 선임 소식이 전해진 뒤 “큰 어른의 일선 복귀는 환영할 일이지만, 걱정스러운 부분도 많다. 그동안 한국야구는 급격하게 변했고, 선수들의 성향도 많이 달라졌다. 자칫 야구계가 거꾸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슷한 우려를 내놓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경기감각은 감독에게도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김 감독의 ‘적응’에 대한 희망은 충분히 보인다. 애제자였던 이종범을 코치로 불러들이면서 “요즘은 빠른 야구가 대세이기 때문”이라고 밝혔고, “(카리스마로 유명하던 과거와 달리) 나도 이제 부드러워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백전노장답게 이미 야구계의 흐름과 반응을 읽고 있는 눈치다.

○‘스타군단’ 아닌 한화, 어떻게 통솔할까?

김응룡 감독은 과거 22년간 ‘스타군단’을 이끌어왔다. 해태에서는 선동열 한대화 김성한 이종범 등 당대의 레전드들을 거느렸고, 삼성에서도 양준혁 이승엽 같은 대선수들을 지휘했다. 투타의 전력도 고루 탄탄했다. 그러나 현재의 한화는 당시의 해태나 삼성과 많이 다르다. 리그 최고의 에이스 류현진과 4번타자 김태균을 보유하고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내년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2년의 계약기간 동안 바닥까지 가라앉은 팀을 끌어올리려면 인내와 지혜, 그리고 강한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하다. 김 감독은 “그동안 한화를 지켜봤지만,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훈련이 시작되면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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