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7330] 최나경, 좋은공기 마시며 달리니 플루트 음색도 맑아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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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0일 07시 00분


플루티스트 최나경은 한국인 최초의 비엔나심포니오케스트라 수석단원이다. 어려서 마라토너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최씨는 프로 연주가에게 필요한 집중력과 끈기를 평소 운동을 통해 얻었다고 했다. 아래사진은 와인생산지로 유명한 미국 나파밸리의 조깅코스를 달리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workroom k·최나경
플루티스트 최나경은 한국인 최초의 비엔나심포니오케스트라 수석단원이다. 어려서 마라토너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최씨는 프로 연주가에게 필요한 집중력과 끈기를 평소 운동을 통해 얻었다고 했다. 아래사진은 와인생산지로 유명한 미국 나파밸리의 조깅코스를 달리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workroom k·최나경
달리는 플루티스트 최나경

어릴때 마라토너 꿈…현재도 꾸준히 달려
클래식연주에 필요한 체력 집중 끈기 길러


최나경(재스민 최·29)은 세계 톱클래스 교향악단인 비엔나심포니오케스트라의 플루트 수석단원이다. 미국 신시내티 오케스트라의 종신단원으로 활동하다가 4월 245대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 합격해 한국인 최초로 비엔나심포니오케스트라의 수석 자리를 꿰찼다.

16세에 미국 커티스음대에 입학, 줄리어드음대에서 석사 과정을 이수한 최나경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협연자 콩쿠르(2002), 야마하 영 아티스트 콩쿠르(2004)에서 우승했고, 미국 교향악단협의회의 기관지 ‘심포니’가 뽑은 ‘떠오르는 신예’ 플루티스트 부문에서 2006년과 2007년 2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클래식 연주자에게는 체력, 집중력, 끈기가 모두 필요해요. 이중 하나라도 없으면 안되죠.”

“집중력과 끈기는 체력에서 나온다”는 최나경은 초등학교 시절 마라톤 선수를 꿈꿨을 정도로 운동에 소질이 있었다. 체육 수업시간에 멀리뛰기를 하면 친구들이 “나경이는 어쩌면 저렇게 날아 다니냐”고 놀랄 정도였다. 오래매달리기를 하면 선생이 “이제 그만 내려오라”고 할 때까지 철봉에 매달려 있었다. 스키, 수영, 스케이팅도 좋아하는 운동이다.

기자에게 보여준 사진 속에서 그는 숲 속을 달리고 있었다. 8월 세계적인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에서 열린 음악페스티벌에 초청을 받아 갔다가 멋진 조깅코스에 반해 찍은 사진이란다.

“새벽 6시에 달렸어요. 환상적인 풍경에 공기도 맑아 정말 좋더라고요. 연주가들도 나름 스트레스가 많은데 달리고 나면 뭔가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죠. 잔뜩 가라앉아 있다가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요.”

최나경은 “달리기는 체력에도 도움이 되지만 정신적인 힘을 얻는 데에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크로스오버의 아버지’ 클로드볼링 모음곡 내놔

‘달리는 플루티스트’ 최나경은 최근 프랑스의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클로드볼링의 작품을 연주한 ‘클로드볼링 재즈모음곡’ 음반을 냈다. 피아노 또는 클래식 실내악단이 아닌 피아노,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된 재즈 트리오와 호흡을 맞췄다.

클로드볼링은 재즈와 클래식의 융합을 선보여 ‘크로스오버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가 1975년 전설적인 명 플루티스트 장 피에르 랑팔과 협연한 음반은 재즈계의 명반 중 하나로 꼽힌다.

최나경의 앨범에는 클로드볼링의 곡 외에도 작곡가 개리 쇼커가 헌정한 ‘윈터 재스민’, 이루마의 ‘웨잇 데어’(Wait There) 등이 담겨있다.

20일에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손범수·진양혜의 토크콘서트’에 출연하며, 11월에는 한국-오스트리아 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비엔나에서 열리는 갈라콘서트에서 조수미 등과 무대에 선다. 12월에는 대전시립오케스트라와 유럽투어에 나서는 등 연말까지 일정이 빽빽하다.

“초등학생 시절의 꿈을 이뤄 마라톤 선수가 됐을지도 모르겠지만, 플루티스트로서의 삶을 그 무엇보다 사랑합니다. 새로운 도시에서의 생활도 마음에 들어요. 좋은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뛰어보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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