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한방먹은 알 힐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9월 18일 07시 00분


태풍 ‘산바’가 한반도를 강타했다. 한반도 동남부에 위치한 울산도 피해를 봤다. 주말부터 영향권에 들었고, 엄청난 비바람이 몰아쳤다. 강변에 위치한 차량이 물에 잠길 정도로 많은 양이었다.

공교롭게도 태풍과 함께 울산에서의 여정을 시작한 축구단이 있다. 울산과 19일 2012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앞두고 있는 알 힐랄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연고한 알 힐랄 선수단은 15일 밤 김해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막대한 부를 자랑하는 유명한 산유국 프로팀답게 한 차례 띄우는데 약 4억 원이 소요된다는 전세기를 타고 한국 땅을 밟았다. 구단주는 사우디 왕족인 압둘라흐만 빈 무사아드 왕자. 입국 인원은 선수들과 스태프를 합쳐 50여 명이 넘는다. 결전을 치른 다음 날인 20일 오전 출국할 때도 역시 전세기를 이용한다.

하지만 엄청난 자금력도 자연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열사의 땅’ 중동에서 태풍의 위력을 경험해본 인원은 전무했다. 리야드에도 비가 내리지만 요즘의 한국처럼 장대 같은 빗줄기는 접할 수 없다. 당연히 알 힐랄이 이를 예상했을 리가 없다. 우천용 축구용품을 챙겨오지 못한 알 힐랄 스태프들은 선수단 호텔에서 가까운 백화점과 시내 용품점을 돌아다니며 악천후용 스파이크가 박힌 축구화를 따로 구입하느라 애를 먹었다는 후문. 결국 울산구단에 도움을 요청, 서울에서 용품을 긴급 공수했다.

울산 관계자는 “많은 돈도 태풍은 이길 수 없다. 알 힐랄이 제대로 한국 날씨를 경험하고 있다. 우리도 예기치 못한 홈 어드밴티지를 얻었다”며 웃었다.

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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