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유도는 2012런던올림픽에서 메달을 하나도 못 땄다. 게다가 저변은 계속 얇아지고 있다. 그러나 경북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최민호 올림픽 제패 기념 2012 전국 중·고등학교 유도대회’에 참가한 여중생 선수들에게서 ‘한국여자유도의 중흥’ 같은 무거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 나이 또래의 발랄함을 간직한, “유도가 힘들어도 재미있어서 하고 있는” 요즘 아이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11일 여중부 개인전 직후 42kg급 황채림(입석중), 45kg급 오연주(동지여중), 48kg급 박고은(전북체중), 52kg급 이민영(하계중), 57kg급 박민조(일산중), 63kg급 김평안(경민여중) 등 우승자 6명을 만났다. 유도를 시작한 동기를 묻자 “언니가 하는데 멋있어서”, “태권도를 하다가 유도를 권유받아서”, “살 빼려고”, “엄마가 시켜서”와 같은 각양각색의 이유가 쏟아졌다. 하나같이 가볍고, 마냥 즐겁다. ‘흉흉한 세상에 유도로 단련돼 있으니 든든하겠다’고 하자 “그럴 때는 (유도 기술도 소용없고) 달리는 게 최고에요”라며 까르르 웃었다. 좋아하는 선수도 김재범, 송대남, 조준호 같은 요즘 뜨는 남자선수들이다. 외모가 잘 생긴 것이 여중생들에게는 플러스요소다.
그래도 유도를 향한 꿈만큼은 다부지다. “국가대표까지는 꼭 해보고 싶어요”라며 하나같이 입을 앙다문다. 오연주와 이민영은 대만에서 열리는 유소년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한편 남중부 90kg급에선 남고부 81kg급 우승자 이문진(보성고)의 동생 이위진(보성중)이 정상에 올라 형제가 나란히 웃었다. 이위진은 현재 43연승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