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전태풍 공백 땀으로 메우는 K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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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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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감독, 호랑이로 변신… 단내나는 베이징 지옥훈련
추승균 코치는 ‘칭찬’ 역할

‘카리스마’로 선수를 장악하는 허재 감독(47·사진)과 ‘부드러움’으로 후배들과 소통하는 추승균 코치(38)가 위기에 빠진 프로농구 KCC를 구하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3일부터 선수들과 함께 중국 베이징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허 감독. 그는 2005년 KCC의 지휘봉을 잡은 뒤 챔피언결정전에 세 차례 진출해 두 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승승장구했던 허 감독이지만 2012∼2013시즌을 앞두고는 고민이 많아졌다. “스타 선수가 있어도 우승하기가 힘든데…. 이제는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니 가르칠 것이 너무 많아요.”

KCC는 지난 시즌에 비해 전력이 크게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센터 하승진이 군 복무를 위해 전력에서 이탈했고 귀화 혼혈 선수 전태풍은 오리온스로 이적했다. 허 감독은 “이번 시즌은 우승보다는 KCC를 대표할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는 데 목표를 두겠다”고 말했다.

4일 KCC는 베이징에서 열린 지난 시즌 중국 프로농구 우승팀 베이징 덕스와의 연습 경기에서 62-73으로 졌다. 경기 내내 선수들의 실수에 불호령을 내린 허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지옥 훈련’을 실시했다. 신인 장민국(23), 노승준(24) 등은 허 감독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30여 분간 쉴 새 없이 수비 연습을 반복했다. 선수들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했지만 허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허 감독은 “어린 선수들은 고비를 넘겨야 성장한다. 스타 선수에 의존하는 농구가 아닌 ‘많이 뛰는 농구’를 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기본기와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자신이 예전보다 선수들을 혹독하게 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감독에게 한바탕 혼이 난 선수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역할은 추승균 코치의 몫이다. 그는 축 처진 후배들의 어깨를 주물러 주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해준다. 그는 “감독님과 선수들 사이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면서 후배들이 자신감을 가지도록 칭찬을 많이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1997년 KCC의 전신인 현대에 입단해 한 팀에서만 15시즌을 뛴 그는 올해 3월 은퇴했다. 추 코치는 “해외 연수와 국내 코치 생활을 놓고 갈등하다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배우겠다’는 생각에 KCC에서 코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베이징=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농구#kcc#허재#추승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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