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8월 “헬로 월드(Hello World)”란 인사말과 함께 타이거 우즈(35·미국)가 나타난 이후 세계 골프계는 그의 독무대였다. 2009년 성추문 이후 잠시 주춤했지만 그는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우즈의 황제 자리를 위협하는 유럽의 신성(新星) 로리 매킬로이(23·북아일랜드)가 등장해 골프계는 둘의 양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12세 나이 차를 뛰어넘는 친구이자 라이벌인 둘은 4일 끝난 PGA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 도이체방크 챔피언십에서 각각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그동안 매킬로이의 이름 앞에는 ‘차세대 황제’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이젠 그를 위한 대관식을 올려도 전혀 무리가 없을 듯하다. 어떤 수치나 기록으로 따져도 그는 명실 공히 세계 넘버원이다.
8월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매킬로이는 4일 미국 매사추세츠 주 노턴의 보스턴TPC(파71·7214야드)에서 열린 도이체방크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전날까지 선두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에게 3타 뒤진 2위로 라운딩을 시작했으나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 67타를 치며 최종합계 20언더파 264타로 우스트히즌을 1타 차로 제쳤다.
이날 우승으로 세계랭킹 1위 자리는 더욱 굳건해졌다. 또 우승 상금 144만 달러(약 16억3000만 원)를 더해 시즌 상금 랭킹에서도 640만2192달러(약 72억5000만 원)로 우즈(558만3158달러)를 2위로 끌어내리고 1위로 올라섰다. 플레이오프에 들어가기 전 3위였던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도 4799점으로 1위가 됐다. 시즌 3승으로 다승 부문에서도 우즈와 어깨를 나란히했다.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플레이오프 우승 보너스 1000만 달러(약 113억 원)도 그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선수 가운데서는 노승열(21·타이틀리스트)이 8언더파 276타, 공동 13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70명만 출전하는 플레이오프 3차전 BMW챔피언십에 출전하는 한국(계) 선수로는 노승열과 존 허, 나상욱, 위창수 등 4명이 확정됐다. 배상문과 최경주는 3차전 진출에 실패했다. BMW챔피언십은 6일 미국 인디애나 주 카멀의 크루키드 스틱 골프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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