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 던, 통산 2천 삼진 ‘수치가 아닌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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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4일 1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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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화이트삭스 아담 던 시즌 38호 홈런 장면. 사진=해당 경기 캡처
시카고 화이트삭스 아담 던 시즌 38호 홈런 장면. 사진=해당 경기 캡처
‘모 아니면 도’ 타격의 대가 아담 던(33·시카고 화이트삭스)가 개인 통산 2천 번째 삼진을 당했다.

던은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U.S. 셀룰러 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3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이번 시즌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을 노리는 던은 이날 경기에서는 홈런 대신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때려냈고, 5회말 미네소타 선발 투수 사무엘 데두노(29)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시즌 191번째 삼진이자 통산 2천 번째 삼진. 현역 선수 중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짐 토미(42)와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37)에 이은 세 번째 기록.

토미는 이번해로 메이저리그 22년차이며 로드리게스 역시 12년차인 던에 비해 7년이나 더 뛰었기에, 던의 2천 삼진은 무서울 만큼 빠른 페이스다.

과거 야구에서 삼진은 타자의 수치였다. 데드볼 시절에는 짧은 스윙으로 내야수를 뚫는 안타를 때려 출루한 뒤 빠른 발을 활용해 2루를 훔치고 후속 안타 때 홈을 밟는 게 정석이었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전설적인 타자 타이 콥은 삼진 당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길 정도였다.

하지만 현대 야구에서 삼진은 더 이상 타자의 수치가 아니다. 던과 같이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타자라면 더욱 그렇다. 내야수를 뚫고 나가는 안타 역시 팀에 도움이 되지만 담장을 넘기는 홈런에 비길 수는 없다.

한 시즌에 200개 가까운 삼진을 당하는 던은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과 스윙을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헛스윙 삼진은 물론 스탠딩 삼진 역시 많다.

던이 삼진만 당했다면 지금껏 선수 생활을 하지도 못했을 것이며, 이렇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도 않을 것이다. 삼진의 아픔을 겪으며 훈장으로 얻은 홈런이 개인 통산 403개에 이른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개인 통산 첫 홈런왕을 노리고 있어서인지 삼진 페이스가 유독 빠르다. 이미 191개의 삼진을 당했고, 시즌 내 200삼진에 도달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메이저리그 역대 한 시즌 최고 삼진은 마크 레이놀스(29·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기록한 223삼진이다. 레이놀스는 한 시즌 200삼진을 무려 세 차례나 기록한 던에 못지않은 삼진왕이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던이기에 앞으로도 삼진으로 물러나는 타석은 계속해 나올 것이다. 찬스에서도 숱하게 삼진을 당할 것이다. 하지만 그 삼진을 당하게 만든 큰 스윙이 분명 결정적인 찬스에서 역전 홈런으로 이어지는 상황도 만들어낼 것이다.

던의 통산 2천 삼진은 수치가 아닌 훈장이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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