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가진 컵, 다 뺏을테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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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우승 레알 마드리드, 바르사와의 왕중왕전도 승리
호날두 결승골로 메시 또 울려

“리그 우승이 중요하다. 수페르 코파에서는 져도 상관없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레알)의 조제 모리뉴 감독은 FC 바르셀로나(바르사)와의 수페르 코파를 앞두고 “중요성이 떨어지는 대회”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수페르 코파는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 챔피언(레알)과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우승 팀(바르사)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두 경기를 치러 승자를 가리는데 이벤트 성격이 짙은 일종의 왕중왕전이다.

하지만 30일 수페르 코파 2차전에서 라이벌 바르사를 꺾고 우승컵을 안은 레알은 많은 것을 얻었다. 레알은 안방 마드리드에서 바르사를 2-1로 꺾었다. 두 팀은 1, 2차전 합계 4-4로 동점이었지만 방문 경기 다득점에서 앞선 레알이 우승했다. 레알은 24일 적지에서 열린 1차전 때 2-3으로 졌다.

이번 승리로 레알은 지난 대회의 패배를 설욕했다. 레알은 지난해에도 수페르 코파에서 맞붙었던 바르사에 1무 1패로 밀려 우승을 내줬다. 올해 바르사의 4연패를 저지하면서 대회 통산 9번째 우승을 차지한 레알은 바르사가 갖고 있는 역대 최다(10회) 우승에도 바짝 다가섰다. 무엇보다 레알은 엘 클라시코(바르사와 레알의 맞대결로 고전의 승부라는 뜻)에서 88승 46무 87패를 기록하며 다시 우위에 섰다. 모리뉴 감독은 별것 아닌 대회처럼 여겼지만 이번 우승으로 레알은 프리메라리가에서의 부진을 털어낼 계기도 마련한 셈이다. 프리메라리가 디펜딩 챔피언 레알은 2012∼2013시즌 개막 후 1무 1패로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레알이 2008년 이후 4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아오는 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일등공신이었다. 호날두는 1-0으로 앞선 전반 19분 수비 진영에서 한 번에 길게 넘어온 공을 받아 상대 페널티지역 안까지 몰고 간 뒤 강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1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었던 호날두는 이날 결승골까지 터뜨려 엘 클라시코 5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다.

당대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평가받는 바르사의 리오넬 메시는 전반 45분 그림 같은 프리킥 골을 성공시켰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메시는 상대 골문에서 27m가량 떨어진 아크서클 정면에서 왼발로 감아 찬 프리킥을 골로 연결했다. 상대 수비벽을 넘을 때까지만 해도 왼쪽 골포스트를 많이 벗어나는 듯했던 메시의 슛은 엿가락처럼 휘어 골문 안에 꽂혔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호날두#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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