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농민, 런던 올림픽 보려 인력거로 대륙 횡단

장쑤 성 출발 2년 만에 6만km 달려 개막식 참석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인력거로 중국에서 영국까지 간 중국 농민 천관밍 씨가 자신의 인력거 옆에서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욕데일리뉴스

중국의 한 농민이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인력거를 몰고 대륙을 횡단한 지 2년 만에 영국 런던에 도착했다고 AFP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장쑤(江蘇) 성의 천관밍(陳冠明·57) 씨.

‘중국판 포레스트 검프’로 불리는 천 씨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고향에서 베이징까지 인력거로 달려온 올림픽 마니아다. 이번에도 장쑤 성을 출발해 16개국을 통과하는 6만 km의 여정을 혼자 인력거로 주파했다. 장쑤에서 런던까지는 직선거리로 9000km가량이지만 말레이시아 태국 터키 등 주변국의 주요 도시를 들른 까닭에 주행거리가 7배 가까이로 늘었다.

그가 올림픽 개막식에 집착하는 이유는 ‘올림픽 정신’을 만방에 홍보하기 위해서라고. 지역과 이념을 넘어선 화합의 정신이 그를 개막식으로 이끈 동인이라는 것이다. 천 씨는 “런던에 오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등 전쟁터를 통과하기도 했고, 40도가 넘는 고온지대와 영하 30도 밑으로 떨어지는 혹한 지역에서도 페달을 밟았다”고 말했다.

통신은 그가 실제로 6만 km를 달려 왔는지 믿을 수 없었지만 그의 여권에 수많은 나라의 통행허가증이 찍혀 있었고,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도 그가 5월에 로마에 있었던 증거가 남아 있다고 전했다. 천 씨는 “런던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다”며 “정성을 다해 세계인들을 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