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012]양궁장 ‘한국 공포’… 남자 예선 세계新 3개 ‘팍’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임동현 699점-김법민 698점… 단체 합산 2087점도 신기록
개인전 1, 2, 3위 휩쓸어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긴 했다. 그래도 이 정도로 잘 쏠 줄은 몰랐다. 한국 남자양궁 대표팀이 무더기로 세계기록을 경신하며 런던 올림픽 양궁 전 종목 석권(남녀 개인전 및 단체전)의 빛을 밝혔다.

27일 양궁 남녀 랭킹라운드가 열린 영국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 현지 시간으로 오전에 시작된 남자부 경기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과 협회 관계자들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임동현-김법민-오진혁으로 팀을 짠 한국대표팀은 이날 세계신기록만 3개를 작성했다. 세 선수 모두 올림픽기록은 간단히 경신했다. 타국 선수들은 충격과 공포에 사로잡혔다. 랭킹라운드는 개인 및 단체전에서 출전 조를 결정하기 위한 순위 결정전이다. 개인전은 상위 64명이 출전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승자를 가리는데 랭킹 라운드 1위는 64위와 경기를 치른다.

지난 두 차례의 올림픽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땄던 임동현은 72발을 쏜 랭킹 라운드에서 합계 699점을 기록하며 올해 5월 자신이 세웠던 세계기록(696점)을 넘었다. 이번이 첫 올림픽 출전인 김법민도 698점의 세계신기록으로 2위에 올랐다. 오진혁까지 690점으로 3위에 오르며 한국 선수들은 개인 1∼3위를 휩쓸었다. 이 세 명의 점수를 합산한 단체 랭킹 라운드 점수 2087점도 세계신기록이었다. 2위 프랑스(2021점)와는 무려 66점 차이다.

이날 한국 선수들이 세계신기록을 양산하는 데 날씨가 크게 작용했다. 대회가 열린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는 평소 강한 바람이 불기로 악명 높다. 그런데 이날은 다소 흐린 날씨에 바람 한 점 불지 않았다. 국내에서 바람이 부는 곳만 찾아다니며 극한 훈련을 해 온 한국 선수들에게는 식은 죽 먹기였다. 임동현과 김법민은 이날 72발의 화살 가운데 50발씩을 10점 과녁에 꽂아 넣었다. 과녁 정중앙인 엑스텐(X10)에는 각각 22발과 26발을 쐈다.

대기록을 세우고도 한국 선수들은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임동현은 “기록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내일 단체전이 중요하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장영술 양궁 총감독은 “선수들이 큰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 선수들은 한국 팀과 상대할 때 더욱 부담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1위로 남자단체전 8강에 진출한 한국은 28일 오후 11시에 영국-우크라이나 승자와 8강전을 치른다.

한편 이성진, 최현주, 기보배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도 합계 1993점으로 단체전 1위에 올랐다. 기보배와 이성진이 나란히 671점을 쏴 개인 1, 2위를 차지한 반면 최현주는 651점(21위)으로 다소 부진했다.

런던=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양궁#남자 대표#임동현#김법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