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벌써 8승…믿을맨된 밴 헤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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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6일 07시 00분


넥센 좌완 밴 헤켄은 기대이상의 활약으로 코칭스태프의 걱정을 믿음으로 바꿔놓았다. 밴 헤켄은 정확한 컨트롤과 완급조절로 넥센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넥센 좌완 밴 헤켄은 기대이상의 활약으로 코칭스태프의 걱정을 믿음으로 바꿔놓았다. 밴 헤켄은 정확한 컨트롤과 완급조절로 넥센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넥센 미운오리서 보배로

시범경기때 130km대 ‘평범한’ 직구
김시진 감독 “쟤를 어쩌나 골치였지”
구속 올리고 컨트롤 완급조절로 승부
이젠 나이트와 팀 원투펀치 자리매김


구속도 평범하다. 위압감이 느껴지지 않는 외모 또한 아니다. 그러나 브랜든 나이트와 함께 넥센 선발 마운드의 강력한 원투펀치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골칫덩어리에서 보배로 탈바꿈한 외국인 좌완투수 앤드류 밴 헤켄(33) 얘기다.

밴 헤켄은 24일 광주 KIA전에서 7이닝 동안 단 3안타만 허용하는 역투를 펼쳤다. 7회 김상현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1실점했지만 KIA 타선을 농락했다. 김상현이 홈런을 치기 전까지는 최희섭만 안타 2개를 뽑아냈을 뿐이었다. 밴 헤켄은 벌써 시즌 8승(3패)을 올렸다.

김시진 감독은 25일 KIA전에 앞서 “시범경기 때만 해도 쟤를 어째야 하나 싶었다. 골치였다. 저렇게 던져서 되겠나 싶었다”며 밴 헤켄의 국내무대 성공 가능성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시범경기 때만 해도 밴 헤켄은 직구 구속이 130km대 초·중반에 그쳤다. 3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방어율 4.84로 평범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크게 2가지 측면에서 일단 참고 지켜보기로 했다고 한다.

○타고난 성실함과 100승 투수의 관록

첫째는 성실한 태도였다. 김시진 감독은 “말이 거의 없는 친구다. 말을 걸면 하는데 말을 걸지 않으면 먼저 말하는 걸 못 봤다. 나이트도 말이 적은데 헤켄은 더 적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캠프부터 지켜본 결과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진지하고 성실해 믿어보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김 감독은 “물론 성실하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며 두 번째 이유로 “마이너리그에서 100승(107승)을 거둔 경력을 기대했다”고 밝혔다. 어떤 무대에서건 100승을 한 투수라면 뭔가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었다.

반신반의(半信半疑)는 갈수록 ‘의(疑)’보다는 ‘신(信)’으로 기울었다. 이제는 마운드에 오르면 이길 가능성이 높은 카드로 믿음이 생긴다. “직구 구속이 140km만 나오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시범경기 때의 130km 초중반 구속이 올라왔다. 지금 140km 초반까지 올라오면서 통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빼어난 컨트롤과 완급조절

직구가 시속 140km대 초반이라면 평범하기 그지없지만, 그 공으로도 통할 수 있는 것은 빼어난 컨트롤과 완급조절 때문. 상대팀인 KIA 김평호 코치는 “좌완투수인데 공이 최대한 숨겨져 나오면서 타자들이 공을 보기 힘들어 한다”고 말했고, 선동열 감독은 “컨트롤이 워낙 좋다. 릴리스포인트가 위쪽에서 형성돼 내리꽂는 각도가 좋다”고 평가했다. KIA 안치홍은 “투심과 직구를 많이 던지고, 서클체인지업하고 포크볼이 좋다. 특히 포크볼 낙차가 크다”고 감탄했다.

김시진 감독은 “나이트와 밴 헤켄이 벌써 합작 17승을 했다”며 흡족해 했다. 그러면서도 “욕심이 있다면 국내 투수가 이렇게 잘 해야 장기적으로 팀이 더 강해지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며 웃었다.

광주|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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