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와 두산이 맞붙은 3일 광주구장. 두산이 5-4로 앞선 9회말 등판한 프록터가 KIA 나지완의 머리 쪽으로 빈볼성 공을 던졌다. 5월 30일 나지완이 프록터에게 홈런성 타구를 치고 동작이 큰 세리머니를 한 이후 둘은 악연이 됐다. 흥분한 양 팀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몰려나왔고 이 과정에서 신일고 선후배인 나지완과 두산 김현수가 서로 노려보며 신경전을 벌였다. 그 후 나지완이 2루에 출루해서도 좌익수 김현수와 설전을 벌이며 양 팀의 갈등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다음 날인 4일 다시 맞붙은 두 팀은 비장했다. 이제 승부는 자존심 문제였다. 양 팀의 에이스 KIA 윤석민과 두산 김선우는 팀의 자존심을 건 정면승부를 펼쳤다. 윤석민은 구속을 3∼4km 낮추는 대신 날카로운 제구로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김선우도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찔러 땅볼을 유도하는 투구로 KIA 타선을 잠재웠다. 양 팀은 7회까지 ‘0’의 행진을 이어갔다.
승부가 갈린 건 8회였다. 윤석민은 두산 양의지 이원석의 연속안타로 맞이한 무사 1, 3루 위기에서 고영민을 2루수 뜬공으로 잡고 김재호에게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위기를 넘겼다. 반면 김선우는 운이 없었다. 첫 타자 조영훈이 친 평범한 땅볼을 2루수 고영민이 놓치면서 출루를 허락한 게 화근이었다. KIA는 희생번트와 진루타로 조영훈을 기어코 3루까지 보냈고 이용규가 우익수 앞 결승타로 1-0 승리를 이끌며 어제의 패배를 설욕했다. 윤석민은 8이닝 4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5승째를 거뒀다. 김선우는 8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지난해 8월 4일(9이닝 2실점)에 이어 또 KIA에 완투패를 당했다.
넥센은 목동에서 한화를 10-5로 제압했다. 넥센 밴헤켄은 7이닝 6피안타 3피홈런 5실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시즌 6승째를 챙겼다. 한화는 홈런 3방을 뽑으며 간만에 타선이 힘을 냈지만 마운드가 무너져 8연패에 빠졌다.
삼성은 LG를 4-1로 꺾고 5연승을 달리며 1위를 굳혔다. 롯데는 SK에 5-3으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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