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라 제발” 설기현의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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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6일 07시 00분


설기현. 스포츠동아DB
설기현. 스포츠동아DB
“들어가라. 들어가라. 속으로 계속 외쳤죠.”

인천 유나이티드 공격수 설기현(33·사진)이 짜릿한 결승골 비화를 털어놨다.

설기현은 23일 상주 상무와 홈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이규로의 오른쪽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해 그물을 갈랐다. 이 결승골로 인천은 1-0 승리를 거두며 12경기 무승의 깊은 부진에서 벗어났다. 설기현의 세리머니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평소 묵묵한 편인데 이날은 홈 서포터 앞에서 맘껏 환호했다. 설기현은 “볼이 머리에 맞고 골대로 향하는 데 마치 파노라마 같았다. 마음속으로 계속 들어가라고 외쳤다”며 웃음을 지었다.

설기현은 스승 김봉길 감독대행에게 리그 첫 승을 안긴 게 더 기뻤다.

김 감독대행은 허정무 전 감독 사퇴로 4월15일 상주 전부터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김해시청과 FA컵 32강전에서 데뷔승을 올렸다. 그러나 리그 승리는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10경기 만에 드디어 감격의 첫 승을 달성했다. 설기현은 “김 감독님이 그동안 화도 많이 나셨을 텐데 속으로 삭히고 선수들을 독려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끝나고 감독님 웃는 모습을 보니 그게 더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설기현은 투혼을 발휘 중이다. 최근 무더위에 지칠 대로 지쳤지만 위기에 빠진 팀을 보며 축구화 끈을 바짝 조여 매고 있다. 그는 “요즘 같은 날씨에 90분 뛰고 나면 입맛도 없고 속도 쓰리다. 하지만 동료들을 보며 서로 힘낸다. 남들은 우리보고 강등권이라 하지만 내용이 좋아 기대된다. 이제 시작이다”며 각오를 다졌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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