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의 유로 2012 관전평] “네덜란드 무능한 감독 탓에 와르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6월 15일 07시 00분


독일에 1-2패…우승후보가 2연패 수모
단조로운 용병술·MF부진 총체적 난국


14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카르키프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독일의 유로 2012 B조 2차전은 화려한 개인이 탄탄한 팀을 이겨낼 수 없다는 축구의 전형을 보여준 한 판이었다. 독일의 2-1 승.

1차전에서 덴마크에 패한 네덜란드를 놓고 선수단 불화설 등 다양한 이유가 나왔지만 전술적인 문제를 꼽지 않을 수 없다.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감독의 용병술이 지적받고 있다.

판 봄멜-데 용의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전혀 역할을 못했다. 디펜스 안정과 2선 공격 지원이 임무였으나 어느 것도 통하지 않았다. 독일의 공세 때 네덜란드는 6명이 수비진에 위치했으나 전혀 효율적이지 못했다. 축구는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 슈바인슈타이거-고메즈가 이룬 독일의 공격에 맥을 못 췄다. 전반 볼 점유율은 훨씬 높았으나 전반 24분과 38분 고메즈에게 두 골을 얻어맞았다. 볼 배급의 핵인 슈바인슈타이거의 이동을 네덜란드는 전혀 대비하지 못한 모양새였다.

참을 수 없는 단조로움도 지적대상이었다. 후반 28분 골게터 판 페르시의 만회골이 아니었다면 90분 내내 지독할 만큼 중앙을 파고든 플레이는 지루함을 더해줬다. 의지와 집중력도 문제였다. 판 페르시의 만회골이 터졌을 때 5분 간 반짝 공세를 취했을 뿐, 금세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후반 들어 투입된 얀 훈텔라르와 판 더 바르트가 이런저런 시도를 했지만 이미 팀은 승부를 포기한 상태였다.

‘네덜란드 축구 영웅’ 요한 크루이프도 “베스트 구성이 잘못됐다. 우린 수비형 요원을 2명 배치하면 공격이 사라진다. 더 과감해야 한다”고 꼬집고 있다. 네덜란드의 자중지란을 보며 심플하면서도 빠르고, 또 저돌적인 모습으로 완벽한 팀 밸런스를 이룬 독일이 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지를 느꼈다면 지나친 역설일까.

포르투갈은 같은 날 덴마크를 3-2로 꺾었다. 그러나 포르투갈이 자랑하는 호날두는 전혀 이름값을 못 했다. 결정적인 단독 찬스도 놓쳤다. 스타 군단과 스타들의 부진. 이래저래 흥미진진한 유로 대회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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