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가 6일 경북 문경시민정구장에서 개막됐다. 11일까지 열띤 경기를 펼칠 선수들이 개회식에서 선전을 다짐하며 선수단 선서를 하고 있다. 문경=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빛바랜 흑백 사진의 추억 속에 뜻 깊은 90번째 정구 축제가 막을 올렸다.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 대회로는 최고 역사를 지닌 제90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가 6일 경북 문경시민정구장에서 개막됐다.
경기장 한쪽에 마련된 추억의 사진전에서는 1923년 구름 관중이 몰린 가운데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댕기머리에 흰색 저고리를 입고 정구를 하는 장면을 비롯해 그간 역사를 돌아보는 소중한 자료가 공개됐다. 초등부부터 일반부에 걸친 남녀 출전 선수들과 대회 관계자들은 할머니, 어머니뻘 되는 선배 선수들의 예전 모습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여자 정구대회로 시작된 이 대회에 대해 정구 원로인 이동재 군산대 명예교수(73)는 “억압받던 여성의 해방운동과 같은 대회였다. 오랜 세월 어려움 속에서도 90주년에 이르러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1924년 2회 대회부터 출전한 어머니(2009년 작고)의 영향으로 라켓을 잡고 이 대회에서 10차례 우승한 김영희 전 한국여자정구연맹 회장(67)은 “정구가 올림픽 종목도 아니고 소외 받는 현실이 안타깝다. 활발히 뻗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구 종주국 일본에서 출전한 와타큐 세이모아의 곤도 아야카는 “일본에서도 이런 역사를 지닌 대회는 못 봤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축하 공연과 축포로 서막을 알린 이번 대회는 7일부터 11일까지 100개 팀 700여 명의 출전 선수가 단식과 복식, 단체전 등에서 열띤 경합을 펼친다.
이날 개회식에는 박상하 대한정구협회 회장, 고윤환 문경시장, 최맹호 동아일보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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