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머리 울산 이근호의 각오 “태양의 아들 별명값 하려면 부진 떨치고 20골은 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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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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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활약하다 올 시즌 K리그로 복귀한 ‘태양의 아들’ 이근호는 “20골을 넣어 울산의 K리그 우승을 주도하겠다”고 다짐했다. 울산 제공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활약하다 올 시즌 K리그로 복귀한 ‘태양의 아들’ 이근호는 “20골을 넣어 울산의 K리그 우승을 주도하겠다”고 다짐했다. 울산 제공
요즘 K리그 울산의 경기를 보면 유독 눈에 띄는 노랑머리 선수가 있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생활을 마치고 이번 시즌 국내 무대에 복귀한 이근호(27)다.

이근호는 3월 16일 성남과의 경기에서 올 시즌 K리그 첫 해트트릭을 기록해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지금까지 활약은 몇 점쯤 되냐’고 묻자 그는 “100점 만점에 50점밖에 줄 수 없다. 기복도 심하고…”라는 반응이다. 사실 이근호는 매 경기 활발한 돌파를 보여주고 있지만 지난달 31일 상주와의 경기 이후 한 골도 못 넣는 극심한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근호는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부족한 골은 채워 나가면 된다”며 이번 시즌 ‘20골’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근호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아픈 기억을 통해 한층 성장했다.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맹활약하며 ‘허정무호의 황태자’로 불렸지만 2009년 유럽 진출에 실패한 뒤 경기력이 떨어져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그는 “유럽 진출 실패 후 목표의식을 잃었다. 컨디션도 좋지 않아 최종 엔트리에 뽑히지 않은 게 당연했다”고 말했다.

시련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 운동에만 전념했고 지난 시즌 J리그 감바 오사카에서 15골을 터뜨려 부활에 성공했다. 그는 “결국 나와의 싸움이다. 슬럼프에 빠지면 주위의 충고도 소용이 없다. 나 스스로 극복해 내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K리그 복귀를 앞두고 많은 팀에서 ‘러브 콜’을 받았지만 이근호는 김호곤 감독의 울산을 택했다. “울산에서 자유로운 축구를 하라고 하신 감독님의 말에 끌렸다”고.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골을 사냥하는 ‘자유’를 만끽하면서 팀을 정상에 올려놓는 게 그의 목표다.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이유도 있었다. “주목받는 선수가 되고 싶었어요. 거칠지만 그 누구보다 활발하고 개성 있는 선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습니다.”

3위 울산(승점 17)은 25일 안방에서 4위 서울과 맞붙는다. 울산은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제주(승점 18)를 제치고 2위에 오른다. ‘태양의 아들’이라는 별명이 가장 마음에 든다는 이근호가 득점포를 재가동하며 활활 타오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울산#이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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