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이스하키 ‘평창 무대’ 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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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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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우승… 사상 첫 디비전1 A그룹 승격
올림픽 본선 역부족… 외국선수 귀화 등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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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22일 세계선수권 디비전1 B그룹 결승에서 홈팀 폴란드를 3-2로 꺾고 5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뒤 
태극기를 펼쳐 보이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위 사진). 아래 사진은 이날 결승전 경기 막판 골문 주변에서 수비 작전을 펼친 
한국팀의 골리(아래)가 스틱으로 퍽을 쳐내는 모습. 국제아이스하키연맹 홈페이지
한 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22일 세계선수권 디비전1 B그룹 결승에서 홈팀 폴란드를 3-2로 꺾고 5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뒤 태극기를 펼쳐 보이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위 사진). 아래 사진은 이날 결승전 경기 막판 골문 주변에서 수비 작전을 펼친 한국팀의 골리(아래)가 스틱으로 퍽을 쳐내는 모습. 국제아이스하키연맹 홈페이지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사상 첫 디비전1 A그룹 승격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은 22일 폴란드 크리니차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1 B그룹 폴란드와의 풀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3-2로 역전승하며 5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이로써 한국은 내년 시즌부터 디비전1 A그룹으로 승격하게 됐다.

그러나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아이스하키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냉정히 평가할 때 한국의 겨울올림픽 출전은 산 넘어 산이다.

○ 러시아와 붙으면 20골 차이

2000년대 아시아리그 창설 이후 한국 아이스하키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1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기전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4-2로 꺾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수준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은 한국이 2015년 총회가 열리기 전까지 세계랭킹 18위 이내에 진입하면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권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올림픽에는 보통 상위 12개국이 참가하지만 흥행 등을 위해 주최국에 어드밴티지를 주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세계 18위가 쉬운 게 아니다. 6개국이 속한 디비전1 A그룹의 상위 단계인 월드챔피언십에는 모두 16개국이 포진해 있다. 일례로 지난해 아스타나-알마티 겨울 아시아경기 카자흐스탄(세계랭킹 16위)과의 대결에서 한국(31위)은 1-9로 완패했다. 러시아(1위)나 핀란드(2위) 등 강팀과는 20골 차이가 난다는 게 허튼소리가 아니다.

○ 잔칫집에서 망신당할 수도

1998년 나가노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역시 비슷한 고민에 직면했다. 이에 일본은 신체조건과 기술이 좋은 외국인 선수를 귀화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혼혈 선수를 중심으로 무려 7명을 귀화시켰다. 그런 노력 끝에 일본이 얻은 성과는 14개국 출전에 13위를 한 것이었다.

현재 한국에서도 대한체육회를 중심으로 비슷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최소한 5명 정도는 귀화시켜야 세계 18위를 노려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 피부색이 다른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데 대한 국민들의 반발도 고려 대상이다. 북미나 유럽의 교포 선수에게 이중국적을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지만 이 경우 해당 선수들은 군대에 가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젊은 선수들을 위해 상무 창설을 요청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 한국 아이스하키엔 시간이 없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평창 겨울올림픽의 출전국 수와 경기 방식 등은 2015년 5월경 국제연맹 총회(장소 미정)에서 결정된다.

외국 선수가 한국에 귀화해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서는 규정상 2년 이상 한국 리그에서 뛰어야 한다. 그나마 외국에서 국가대표 경험이 없는 선수가 그렇다. 하지만 현재 협회나 체육회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선수 보강 움직임은 거의 없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한국 아이스하키의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설혹 올라간다 하더라도 강팀에 큰 점수 차로 지는 등 망신을 당하기 십상이다. 남은 시간은 3년. 소 잃고 난 뒤 외양간을 고쳐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아이스하키#디비전1 A그룹#평창 겨울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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