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제 5경기를 했을 뿐이다. 그러나 상대팀들은 모두 “넥센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그 중심에는 프리에이전트(FA)로 친정팀에 복귀한 이택근(32·사진)이 있다.
이택근의 가세는 특히 기동력 향상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지난 시즌 넥센은 8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팀 도루(99개)가 두 자릿수에 그쳤다. 올 시즌 김시진 감독은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주문하고 있다. 거의 선수 전원이 ‘그린라이트’다. 이택근은 “도루는 순간적으로 벌어진다. 사실 자신이 판단해 뛰는 게 더 성공확률이 높다.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으면 과감하게 뛸 수 없지만, 코칭스태프에서 적극적으로 밀어준다”고 밝혔다.
‘뛰는 야구’의 효과는 단순히 도루 개수로만 환원할 수 없다. 이택근이 리드 폭을 크게 하면서 상대 배터리를 끊임없이 괴롭히자, 후속 타자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넥센 염경엽 주루코치는 “내야수가 주자를 견제해야 하기 때문에 타자가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다. 투수의 집중력도 흐트러진다. 실투 1개 들어올 게 2개 들어온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넥센 강정호는 12일 목동 SK전 6회말 1사 1루서 중월2점홈런을 친 뒤 1루주자 이택근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택근이 4회 이미 3루 도루를 성공했기 때문에, 상대 배터리는 이를 염두에 둔 볼 배합(직구 승부)을 했다. 이미 노림수를 갖고 있었던 강정호는 이 직구를 놓치지 않았다. 13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강정호는 “택근이 형이 주자로 나가 상대를 흔들어줘서 요즘 더 방망이가 잘 맞는 것 같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