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kg 최준석 “3루타의 맛을 니들이 알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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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안타를 주고받은 8일 잠실 두산-넥센전. 이날 가장 인상적인 안타는 8회에 터진 두산 최준석의 3루타였다. 10-11로 뒤진 8회말 승부를 뒤집은 2타점 결승타인 동시에 올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무거운 선수(몸무게 115kg)인 그의 보기 드문 3루타였다. 최준석은 3루에 안착한 뒤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역전 만루홈런이라도 친 것처럼 온몸으로 세리머리를 했다.

최준석 같은 중량급 선수에게 3루타는 쉽지 않다. 2002년 데뷔한 그는 10일 현재 모두 2726번 타석에 들어섰다. 그가 그동안 기록한 3루타는 8일 경기를 포함해 4개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그는 97개의 홈런을 쳤다. 일본 오릭스에 가기 전 최준석과 항상 몸무게 1, 2위를 다퉜던 이대호(전 롯데)는 지난해까지 4048타석에서 225홈런을 치는 동안 3루타는 5개였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3루타를 기록한 건 전준호 NC 코치다. 1991년 롯데에서 데뷔해 19시즌 동안 100개의 3루타를 쳤다.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 능력을 갖춘 덕분이다. 2위 김응국(61개·전 롯데)과 무려 39개나 차이가 난다. 현역 선수 가운데 최다 3루타를 친 선수는 롯데 김주찬(36개)이어서 전준호의 기록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루타의 달인’ 전 코치가 꼽은 3루타의 비결은 ‘마음가짐’이다. 홈에서 1루 베이스까지의 거리는 27.432m다. 3루까지 가기 위해선 82.296m를 전력 질주해야 한다. 전 코치는 “공을 때리는 순간 2루타로 만족할지 아니면 3루까지 갈지는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죽고 사는 건 간발의 차이다. 나는 장타를 때리는 순간 3루를 마음에 품고 뛰었다”고 했다.

3루타가 되기 위해선 여러 조건들이 맞아야 한다. 타구는 우중간이나 우익선상 타구가 유리하다. 3루 베이스와 멀수록 좋기 때문이다. 역대 3루타 순위 상위 5걸은 모두 왼손 타자의 차지였다. 구장의 영향도 크다. 구장 규모가 큰 잠실이나 사직, 문학 구장이 대구나 대전 구장보다는 유리하다. 짧게 치는 타자는 외야수들이 전진 수비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발이 빠르면서 가끔씩 장타를 치는 타자가 유리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최준석#두산#넥센#3루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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