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푸른 파도, 서울 삼켰다

  • Array
  • 입력 2012년 4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4만5192명 수원 최다 관중
박현범-스테보 골로 완승

수원의 박현범(왼쪽 앞)이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라이벌전에서 전반
24분 선제골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라돈치치(10번) 등 동료선수들이 그에게 다가가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수원=박화용 스포츠동아 기자 inphoto@donga.com
수원의 박현범(왼쪽 앞)이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라이벌전에서 전반 24분 선제골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라돈치치(10번) 등 동료선수들이 그에게 다가가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수원=박화용 스포츠동아 기자 inphoto@donga.com
1일 수원과 서울의 K리그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오후 3시에 킥오프를 함에도 양 팀 서포터스들은 일찌감치 경기장에 나타났다.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수원 서포터스 ‘그랑블루’와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서울 서포터스 ‘수호신’은 2시간 전부터 응원가를 부르며 경기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이날 4만5192명의 팬이 스탠드를 채웠다. 역대 ‘빅버드’(수원 홈경기장의 애칭) 최다이자 K리그 역대 9위에 해당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수원과 서울의 대결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2009년 세계 7대 더비로 꼽을 정도로 유명하다. 그만큼 승리에 대한 자존심 대결도 대단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팬과 선수, 감독 모두가 날 선 신경전을 펼쳤다. 수원은 자체 홍보 동영상을 통해 서울을 ‘승점 자판기’에 비유했다. 홈에서 서울을 상대로 4연승 중인 만큼 이번 경기도 쉽게 이길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수원 주장 곽희주가 ‘북벌(北伐)’이라고 쓰인 완장을 차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기 싸움은 더욱 치열해졌다. 북벌은 수원이 북쪽의 팀을 정벌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에 서울은 “승부는 그라운드에서 가리자”고 받아쳤다.

윤성효 수원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의 입심대결도 불꽃이 튀었다. 최 감독은 “수원이 조급한 것 같은데 우리가 두렵나보다”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윤 감독은 “선수들이 승점 자판기에서 음료수 먹게 해주겠지”라고 말했다.

결국 시즌 첫 라이벌 대결에서 수원이 서울을 2-0으로 완파하고 푸른 날개를 활짝 펼쳤다.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힘입은 수원은 경기 초반부터 서울을 압도했다. 전반 24분 수원은 박현범이 에벨톤의 패스를 받아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낚았다. ‘그랑블루’에서는 환호가, ‘수호신’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기세를 탄 수원은 10분 뒤인 34분 스테보가 추가골을 넣어 사실상 승세를 굳혔다. 두 번째 골이 터지자 수원팬들은 더 큰 목소리로 응원가를 부르며 환호했다. 실망한 서울팬들은 팔짱을 낀 채 조용히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서울팬들은 “힘내라 서울”을 외치며 선수들을 독려했지만 서울은 끝내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이날 승리로 수원은 승점 12(4승 1패)로 K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선제 결승골을 넣은 박현범은 “서울과의 경기에서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하나가 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와 강원, 인천과 경남은 각각 1-1과 0-0으로 비겼다. 제주는 대전을 3-0으로 완파했다. 대전은 개막부터 5연패의 나락에 빠졌다.

수원=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축구#프로축구#수원삼성#FC서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