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의 달리는 농구가 성공한 경기였다. 인삼공사의 빠른 흐름을 따라가는 동안 동부는 주전들이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이며 무너졌다. 박지현을 비롯한 가드진은 발이 무뎌져 인삼공사의 속공을 막지 못했다. 센터 싸움에서도 오세근과 크리스 다니엘스에게 밀려 1차전 동부 승리의 비결이었던 리바운드 싸움에서 져 버렸다. 동부로서는 1차전에 맹활약을 펼쳤던 로드 벤슨의 체력 저하가 아쉬웠다.
경기 초반에는 이광재의 외곽슛을 앞세운 동부의 흐름이 좋았다. 반면 인삼공사는 다소 성급하게 경기를 운영해 쫓아갈 수 있는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이때 인삼공사 가드 김태술의 역할이 빛났다. 정확한 외곽슛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고 경기 템포를 적절히 조절해 흐름을 인삼공사 쪽으로 돌려놓았다.
여기에 이상범 인삼공사 감독이 4쿼터에 들고 나온 변형 지역방어의 하나인 드롭존 디펜스에 동부가 당황하면서 인삼공사는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2경기 연속 오세근이 김주성을 상대로 활발한 공격을 펼치며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 또한 인삼공사가 얻은 수확 중 하나다.
1승 1패로 팽팽히 맞서게 됐지만 이긴 인삼공사나 패한 동부 모두 3차전을 위한 숙제를 안고 있다. 인삼공사의 경우 빠른 농구로 승리를 따냈으나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책을 줄여야 한다. 그래야 경기를 쉽게 가져갈 수 있다. 동부는 고갈된 주전들의 체력을 회복하는 것과 함께 인삼공사의 드롭존 디펜스를 돌파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오늘 경기에서 동부가 이겼다면 사실 챔피언결정전은 싱겁게 끝날 수 있었다. 그러나 인삼공사의 반격으로 결과는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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