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깃털은 16개… 오리 3~4마리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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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난징 빅터 공장 수작업
경기 사용구는 거위털 셔틀콕

중국 장쑤 성 난징은 오리 요리로 유명하다. 난징의 오리는 살지고 고기 맛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소금물에 절인 오리 요리인 옌수이야(鹽水鴨)는 송나라 시절부터 천하일미라는 평가를 들었다. 오리 신장이나 발바닥 요리도 별미로 꼽힌다. 난징의 오리가 오리 요리의 대명사인 베이징카오야의 원조라는 말까지 있다. 거위도 비슷하다. 식당에 가면 거위 혓바닥 요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사연 때문이었을까. 지난 주말 방문한 13만2000여 ㎡(약 4만 평) 규모의 배드민턴 용품업체 빅터의 난징 공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셔틀콕이 새롭게만 보였다. 셔틀콕의 깃털이 오리털과 거위털이기 때문이다. 셔틀콕에는 16개의 깃털이 박힌다. 오리와 거위 모두 셔틀콕에 쓰이는 깃털은 한 마리에 14개밖에 안나온다. 게다가 왼쪽과 오른쪽 깃털의 휘어진 방향이 반대여서 회전 방향을 일정하게 하려면 같은 쪽 깃털만 써야 한다. 셔틀콕 한 개를 만들려면 오리(또는 거위)가 3∼4마리 필요한 셈이다.

이 공장 관계자에 따르면 깃털 단계에서 셔틀콕 완제품이 나오는 데 25일이 걸리며 공정만도 30가지에 이른다. 접착에 쓰이는 본드의 배합 비율 등은 비밀이라고 한다. 거위와 오리는 90일 이상 키운 뒤 산 채로 털을 뽑은 뒤 도축한다. 죽은 거위와 오리의 털은 탄력과 스피드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깃털은 상태에 따라 11가지로 분류된다. 하루 8시간 근무하는 셔틀콕 공장의 근로자 일당은 중국의 평균 임금 수준인 80위안(약 1만4000원)이다. 깃털을 일일이 끼워야 하는 수작업이 대부분이라 숙련공의 역할이 필수다.

오리털 셔틀콕은 정교하고 깃털이 깨끗하다. 거위털은 기름기가 많고 질겨 경기용으로 사용된다. 셔틀콕의 순간 최고 시속은 260km가 넘는다. 중국의 간판스타 푸하이펑의 스매싱은 시속 331.4km까지 측정됐다. 빅터 천수위안 사장은 “한 달 생산량이 30만 더즌에 이른다. 원재료부터 완성품까지 철저한 품질 관리와 성능 테스트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 셔틀콕은

―16개의 깃털로 구성

―깃털 소재는 오리털, 거위털

―중량은 4.74∼5.5g

―성능 규정: 백바운더리 라인에 서 셔틀콕을 언더핸드 풀 스 트로크로 쳤을때 반대편 백바 운더리 라인 안쪽 530∼900mm 지점에 떨어져야 함

―순간 최고 속도는 시속 260km―한 통(12개들이) 소비자 가격 은 거위털이 3만 원, 오리털은 2만6000원

난징=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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