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승민 “친형 같은 김택수, 카리스마 유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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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5일 2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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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수(왼쪽)-유남규 감독과 함께 하던 시절의 유승민. 동아일보DB
김택수(왼쪽)-유남규 감독과 함께 하던 시절의 유승민. 동아일보DB
탁구 시작한 계기는 유남규 감독
결혼은 색다른 경험…가정에서도 금메달리스트 되겠다

‘탁구 천재’ 유승민(31·삼성생명)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역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우승이다. 김택수(42) 당시 국가대표팀 코치가 껑충 뛰어 유승민의 품에 안기며 환호하던 모습은 팬들의 가슴에 깊은 감동으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유승민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유남규(44)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다. 유승민에게 두 ‘탁구 영웅’의 코칭 스타일을 비교해달라고 부탁했다.

“유남규 감독님은 굉장히 카리스마가 있죠. 승부욕이 활활 타오르고, 일상의 한 순간에도 운동선수로서 강한 모습을 보이길 원하는 분이에요.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 탁구를 추구하십니다. 아주 치밀하고 전술적인 탁구죠.”

유승민의 얼굴에 잠시 질린 듯한 표정이 지나간 것은 기자의 착각일까. 하지만 유승민은 “그렇다고 유 감독님이 단순히 무섭기만 한 분은 아니다”라며 “제가 탁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바로 아시안게임-올림픽 우승 당시의 유 감독님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김택수 감독님은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입니다. 물론 강한 승부욕이 깔려 있지만, 유남규 감독님과는 스타일이 다릅니다. 선수들을 친형처럼 이끌어가는 분이죠.”

유승민의 나이도 어느덧 서른 하나. 그에게 향후 지도자로 나설 생각이 있는지 궁금했다.

“그럼요.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지도자로서 성공하고 싶은 욕심이 많아요. 전 두 감독님께 다 지도를 받아봤기 때문에, 두 가지 스타일을 섞어서 해보려고 합니다.”

유승민과 이윤희씨의 지난해 5월 웨딩 사진
유승민과 이윤희씨의 지난해 5월 웨딩 사진


유승민은 이제 어엿한 한 가정의 가장이 됐다. 지금의 아내 이윤희씨(25)를 만난 것은 약 2년 전. 유승민은 지난해 5월, 이씨와 결혼에 골인했다.

“결혼은 색다른 경험입니다. 개인적으로 터닝포인트이기도 하고요. 여러 가지 부상이 이어지고, 아시안게임 대표에서도 탈락하는 힘든 상황에서 아내가 참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또 그런 힘든 시간이 경기 도중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내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군대 갔다온 것 같은 그런 효과죠. 기량은 결국 올라오게 되어 있는 거고.”

유승민은 인터뷰 당시 “아내가 3월말 출산 예정인데, 세계선수권이 있어 보지 못할 것 같다”면서 ‘불멸의 국가대표’ 방송에서 “아빠가 꼭 메달 따 가지고 갈게”라고 아들에게 영상 편지까지 보냈다. 하지만 유승민의 부인 이씨는 예정보다 20여일 빠른 지난 9일, 3.2㎏의 건강한 아들을 순산했다. 유승민은 ‘좋은 아빠가 되겠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지금까지 20여년, 운동만 했습니다. 금메달리스트답게 가정에서도, 코치로서도 금메달리스트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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