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카드’ 주태수 전자랜드 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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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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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선발 출전… KT 로드 봉쇄
27점차 대승… PO 2승 2패

전자랜드 주태수가 KT 찰스 로드와 루스볼을 다투다 몸을 날려 ‘아군’ 벤치 앞에서 쓰러졌다. 전자랜드가 35-22로 앞선 2쿼터 중반이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주태수를 일으켜 세우더니 엉덩이를 5차례 두들겨줬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주태수의 활약에 유 감독의 입이 귀에 걸렸다.

KT와의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1승 2패로 벼랑 끝까지 몰렸던 유 감독은 14일 인천 4차전에서 주태수를 처음 선발 기용했다. 3차전까지 주태수의 평균 출전시간은 8분 54초에 0.3득점, 1.3리바운드에 불과했다. 주태수의 중용은 3차전에서 37점을 퍼부은 KT 찰스 로드를 봉쇄할 목적이었다. 신기성(37), 문태종(37), 강혁(36) 등 노장들의 체력 저하가 심해진 가운데 30세로 비교적 젊은 축인 주태수는 202cm에 키에 아껴둔 힘을 쏟아 부으며 로드(203cm)를 그림자처럼 쫓아다녔다.

주태수를 앞세워 1쿼터부터 주도권을 장악한 전자랜드는 84-57의 대승을 거둬 2승 2패를 기록했다. 마지막 한 장 남은 4강 티켓의 주인공은 16일 두 팀의 부산 5차전으로 결판나게 됐다.

4쿼터 5반칙 퇴장을 당할 때까지 30분 동안 9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골밑에서 버틴 주태수는 “어려울 때 믿고 맡겨준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 프로 데뷔 후 포스트 시즌 공식 인터뷰는 처음이다. 5차전이 열리는 부산은 내 고향이다. 몇 분을 뛰던 내 임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로드는 23점에 머물렀다.

3차전에서 14점에 그쳤던 문태종은 전날 구단주가 선수단에 전달한 홍삼을 먹은 효험이 있었던지 18득점, 11리바운드로 원기를 회복했다. 주태수가 로드와 매치가 되면서 숨통이 트인 전자랜드 허버트 힐은 30점을 터뜨리며 공격을 주도했다.

KT 전창진 감독은 24-39로 뒤진 2쿼터 종료 1분 25초 전 주전 5명을 모두 빼고 후보들을 기용했다. 경기 초반부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KT 선수들에 대한 자극제이자 어설픈 심판 판정에 대한 무언의 항의 표시였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 홈에서 시즌을 끝낼 수 없다며 독을 품은 전자랜드 압박 수비에 KT 조성민은 2득점, 박상오는 4득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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