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가 부른다]푸른 잔디에 알록달록한 골프공… 골프공 개성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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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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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홀 더블보기로 아쉬움이 남았던 주말 골퍼 민영삼 씨(49·서울 잠실동). 18번홀 티샷에 앞서 “분위기 한번 바꿔 볼까”라며 가방에서 새 공을 꺼낸다. 강렬한 야광의 주황색 컬러볼을 집어든 것이다.

요즘 골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최근 몇 년간 필드에 컬러볼 열풍이 불면서 이제는 딱히 겨울철이 아니더라도 컬러볼을 사용하는 골퍼가 많다. 주말 골퍼뿐 아니라 투어에 참가하는 프로 선수들 가운데도 컬러볼을 애용하는 선수가 적지 않다.

최근 들어 컬러볼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얼마 주 ㈜넥센은 색채 심리학을 적용한 신규 브랜드인 ‘세인트나인’을 출시했다.

세인트나인은 전체에 색깔을 입힌 기존의 컬러볼과 다르다. 한국을 상징하는 단청색을 주로 사용해 공마다 9종류의 각각 다른 동물 모양을 그려 넣었다. ‘멘털 메이트(Mental Mate)’라고 명명된 각각의 동물들은 ‘멘털 게임’인 골프에 도움을 주는 존재들이다. 사자는 자신감을, 원숭이는 즐거움, 홍학은 평정심, 독수리는 승부욕, 낙타는 인내심, 코뿔소는 믿음, 악어는 집중, 강아지는 긍정, 코끼리는 여유를 각각 의미한다. 직전 홀에 OB를 내 불안해졌다면 사자 모양이 새겨진 공을 선택하면 된다.

㈜넥센 골프사업본부장인 이종진 상무는 “티샷을 할 때 모든 골퍼는 볼의 성능이나 기능 등에 대해 걱정하기보다는 OB나 훅, 슬라이스를 먼저 걱정한다. 색채 심리학이 적용된 동물을 보면 멘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컬러볼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컬러볼 시장의 1인자인 볼빅은 국내 전체 골프공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렸다. 중국 시장에도 안정적으로 진출한 데 이어 미국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이지영과 장정, 이미나 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을 영입한 것도 그런 이유다.

젝시오와 스릭슨을 생산하는 던롭은 ‘패션 볼(PASSION BALL)’을 차세대 컬러볼로 키울 예정이다. 기존 옐로, 오렌지, 블루, 핑크 등 4가지 색상의 컬러볼을 가시성과 심리적 안정감을 높인 파스텔톤 계열 색상으로 보완 출시한다.

하얀색 골프공에만 다걸기했던 타이틀리스트도 이달 노란색 골프공을 들여오기로 했다. 앞으로 필드는 더욱 알록달록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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