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 기자의 최재파일] 조중연 회장의 ‘꼼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3월 9일 07시 00분


전무이사직 없애고 사무차장직 신설
“조회장 영향력 강화 포석”뒷말 무성


대한축구협회에 사무차장 직위가 신설된다. 협회는 6일 이사회를 열고 전무이사 직위를 없애고 사무차장을 두기로 했다.

이를 두고 조중연 회장과 수뇌부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임 정몽준 회장 때는 경기인 출신 전무이사와 기업인 출신 사무총장의 투 톱 체제로 업무의 균형이 이뤄졌었다. 조 회장이 부임하면서 경기인 출신 김진국 전무가 선임됐고, 총장 자리는 공석이 됐다. 능력 있는 외부인사로 총장을 뽑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뤘다. 결국 사고가 났다. 최근 터진 직원 횡령 사건은 행정력이 부족한 김 전무에게 업무가 집중됐고, 그가 제대로 일 처리를 못 하면서 쌓인 불만과 불신의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협회는 김 전무가 사임하자 스타플레이어 출신 김주성 국제국장을 새 총장에 임명하면서 파문을 수습하려 했다. 경기인 출신이 총장을 맡으면서 기업인 출신 행정 전문가가 전무로 올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엉뚱하게도 협회가 내민 카드는 사무차장제 신설이었다. 협회는 “그 동안에도 전무가 행정, 총장이 외교 쪽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기존 전무의 일을 사무차장이 대신하는 것이니 큰 차이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사무차장은 직제 상 사무총장 밑이다. 총장 지휘를 받는다. 행정의 달인이 와도 의지를 갖고 주도적으로 일을 처리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자칫 사무차장이 협회 수뇌부와 총장의 꼭두각시로 전락할 수 있다.

협회는 6일 이사회를 오전 7시30분에 열었다. 장소도 축구회관이 아닌 서울 시내 한 호텔이었다. 사무차장제 신설을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를 의식해 소리 소문 없이 슬쩍 이사회를 열고 안건을 통과시킨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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