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의 유럽축구 스케치] 조국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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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7일 07시 00분


유럽에서 연수 중인 이영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이 FC서울 시절 제자인 정조국(낭시)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 이영진 위원
유럽에서 연수 중인 이영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이 FC서울 시절 제자인 정조국(낭시)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 이영진 위원
■ 2. 정조국과의 동거

프랑스로 옮긴지 열흘쯤 지났다. 지금은 낭시에서 FC서울 시절 제자인 (정)조국이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두 사내의 동거가 어떤 느낌이냐고? 글쎄, 썩 낭만적이진 않지만 나름 좋은 추억들을 쌓아가고 있다.

낭시에서 조국이는 상당히 인정을 받고 있다. 장 페르난데스 감독(58)은 후덕한 인상인데, 프랑스 축구계에선 지네딘 지단과 프랭크 리베리를 발굴한 명장으로 명성이 아주 높은 분이다.

훈련 프로그램도 독특하고, 전술 감각도 뛰어나지만 기량 있는 젊은 선수들을 솎아낼 줄 아는 능력에는 감탄사가 절로 난다. 선수 보는 안목이랄까? 훈련장과 경기장 안팎에서 본 그는 상당히 보수적이었지만 다국적 선수들을 확실히 통솔하는 모습에서 강한 리더십과 보수적인 지도 철학을 찾을 수 있었다.

조국이도 기량이 쑥쑥 올라가고 있다. 출전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아도 불평 없이 묵묵히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사실 선수가 그라운드에 서는 시간이 적으면 몸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데, 조국이는 생체 리듬과 컨디션 사이클을 일정하게 맞춰놓고 있다. 정신적인 면에 있어서 예전 조국이와 지금의 모습은 큰 차이가 있어 보인다. 아주 기특하다.

사실 장 페르난데스 감독은 오세르를 이끌 때, 조국이의 영입을 직접 지시한 바 있어 둘의 인연도 상당하다 하겠다. 낭시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조국이의 임대를 구단에 요청했다고 하니 제자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장 가능성을 굳게 믿는 눈치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곳은 조국이의 자가용 안이다. 조국이가 의리 있는 녀석이라 ‘미운’ 선생을 막 대하지는 않는다. 오늘은 맛난 음식 좀 해줘야겠다. 거창하게 만찬까진 아니더라도 김치찌개에 불고기면 훌륭한 메뉴 아닐까? 인터넷에서 레시피 좀 찾아봐야겠는데….

프랑스 낭시에서·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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