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승부조작…상무 팀해체 기로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2월 13일 07시 00분


선수 3명이상 조사 받아…팀 구성 난항
국방부 “해체·아마추어 존속여부 검토”

V리그 잔여경기 불참…0-3 부전패 처리
리그운영·순위 싸움엔 큰 영향 없을 듯

프로배구 승부조작의 온상으로 지목된 상무신협이 2011∼2012시즌 남은 경기에 불참하게 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1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상무의 올 시즌 남은 경기는 14일 예정된 LIG손해보험과의 경기를 포함해 10경기. 경기 결과는 세트스코어 0-3, 세트 당 점수는 0-25로 모두 부전패 처리된다. 이미 치른 경기 결과는 인정된다. 상무 최삼환 감독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물어 국군체육부대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선수구성 어려울 수도

상무는 최 모 선수가 구단 자체 조사에서 승부조작 가담 사실을 털어놓았다. 최 모 선수는 전문 브로커와 선수들을 연결하는 중간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진 신고한 삼성화재 홍 모 선수도 최 모 선수에게 돈을 받고 상무 시절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뿐만 아니다. 군 검찰은 승부조작 혐의가 있는 3명 이상의 상무 소속 선수에 대한 자료를 검찰로부터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 외에 다른 선수들도 승부조작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선수 구성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배구 관계자는 “상무 소속 선수가 줄줄이 조사받으면 경기에 나설 엔트리를 짜는 것조차 힘들다는 면도 고려됐을 것이다”고 귀띔했다.

○순위싸움 큰 영향 없을 듯


상무가 빠지지만 남자부 순위 싸움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상무는 올 시즌 3승23패로 남자부 7개 팀 중 최하위다. 남자부는 포스트시즌에 참가할 4강 윤곽도 이미 드러났다. 4강 후보 중 1위 삼성화재와 2위 대한항공이 상무와 각각 두 차례, 3위 현대캐피탈과 4위 KEPCO가 각각 한 차례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시즌 막바지까지 왔는데 상무가 빠진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고 전망했다.

○상무 완전 해체되나

상무가 향후 프로배구에서 완전히 퇴출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작년 프로축구에 이어 프로배구에서도 상무 소속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대거 참여해 아마추어 팀 상무의 프로리그 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방부 역시 상무 팀 해체를 고려하고 있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12일 “앞으로 상무 배구팀의 운영 방안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해체를 포함해 아마추어 팀으로 존속하는 방안 등 여러 가지를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KOVO는 일단 상무 존속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KOVO 박상설 사무총장은 “군 당국과 협의해 어떤 조치가 필요하더라도 팀이 존속될 수 있도록 연맹과 배구계 차원에서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무가 없다고 배구 리그 운영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아예 빠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문제는 승부조작 사태가 마무리된 뒤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