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호령 덕분에…두산 고영민 확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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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3일 07시 00분


두산 고영민. 스포츠동아DB
두산 고영민. 스포츠동아DB
청백전서 2루타 두방·3타점 펄펄
김민호 코치 끊임없는 질타 주효


두산 고영민(28·사진)이 달라졌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 중인 그는 12일(한국시간) 자체청백전에 9번 지명타자로 나서 3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3회 무사 1·2루서 적시 2루타를, 4회 1사 2·3루서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두드러졌다.

단순히 ‘보이는’ 기록만이 중요하지는 않았다. 김민호 수비코치는 경기 후 “(고)영민이가 나에게 매일 혼나고 있다”며 “훈련 때 집중력이 부족해 끊임없이 지적당하고 있는데 예전 같으면 다소 의기소침했다면 지금은 다르다.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했고 결과로도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 코치는 그를 “아픈 손가락”이라고 표현했다. “배팅이면 배팅, 주루면 주루, 수비면 수비 모두 뛰어난 선수가 그라운드 위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단은 하나였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집중하라!’ 혹시라도 긴장이 풀린 모습이 눈에 띄는 날이면 가차 없이 불호령이 떨어지고 있다.

김 코치는 “(오)재원이는 지지 않으려는 근성이 대단하고 (야구를)잘 하니까 아프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인데 (고)영민이는 다르다”며 “군에서 제대한 최주환까지 가세한 2루 경쟁이 치열한 만큼 더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영민이는 원래 우리 팀 게임메이커였다. 경기에 나가면 상대투수가 흔들린다”며 “결혼도 했고 가장으로서 정신적으로 강해졌을 것이다. 그런 부분을 경기에서 보여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뿐 아니다. 김 코치는 제자의 부활을 바라는 마음에 공약도 걸었다. “다음번에도 고영민이 잘 하면 개인적으로 밥값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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