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캡틴 곽희주의 ‘디테일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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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9일 07시 00분


식사시간 조율·방 배정·고참 배려…
꼼꼼한 모습에 팀 전훈 분위기 UP!

곽희주.
작년 시즌 종료 후 휴식을 취하던 수원 선수단이 클럽하우스에서 다시 모인 지난 달 2일, 윤성효 감독은 곽희주(31)를 조용히 불렀다. “네가 주장 좀 해야겠다.” 2003년 K리그 데뷔 후 수원에서만 뛰며 10차례 우승을 경험한 주인공이기에 당연한 선택이었다.

2009년에도 잠시 주장 완장을 찼지만 성적 부진과 맞물려 중도에 반납했던 아픔이 있던 곽희주는 고민 끝에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몸소 보여주고 있다. 이제 베테랑 수비수는 남다른 애정으로 동료들을 이끌고 있다.

명예회복을 노리는 곽희주의 ‘캡틴 코드’는 ‘세심함’이다. 부상에서 거의 회복돼 컨디션을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는 그는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자신과 수원의 부활까지 두 마리 토끼몰이를 꿈꾼다. “주변을 보다 빛낼 수 있는 유재석과 같은 주장이 되고 싶다”는 곽희주는 꼼꼼함으로 모두의 신뢰를 사고 있다.

괌에 이어 오키나와에서 진행 중인 수원의 2차 전훈에서 곽희주의 역할은 남달랐다. 모든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다. 선수단 의사를 반영한 식사 시간, 룸메이트 선정, 비행기 좌석 배정까지 직접 챙긴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8일 오전에도 동료들이 호텔 방에서 휴식 시간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겪자 방을 바꿔달라는 부탁을 했다.

팀에 대한 애착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곽희주는 고참을 배려한다. 여기서 고참은 단순히 축구 선배가 아닌, 수원에서의 연차다. 혹여 나이가 어리더라도 수원에서 경험이 많다면 존중 받는다. 동료들이 7, 8일 오키나와 니시하라 훈련장에서 J2 제프 이치하라와 연습게임을 할 때도 따로 몸을 풀면서도 눈길은 연신 그라운드를 향했다. 같이 탄식했고, 함께 환호했다. 박현범(25)은 “희주 형이 정말 세심하게 챙겨준다. 이렇게 좋은 주장도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며 환하게 웃었다.

오키나와(일본) | 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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