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공부도 ‘척척’ LG캠프 新바람 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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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9일 07시 00분


큰형님들이 본 LG의 변화

캡틴 이병규
후배들 능동적인 훈련 만족감
절대 훈련량 줄어도 효과는 커

최고참 최동수
이병규 박용택 이진영 솔선수범
고참급 쓴소리…2년 전과 달라

캠프에서 흘린 땀은 하나하나 소중한 시즌 성적의 밑거름이다. 8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가와구장에서 LG 선수단이 온 힘을 다해 뛰며 체력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LG 트윈스
캠프에서 흘린 땀은 하나하나 소중한 시즌 성적의 밑거름이다. 8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가와구장에서 LG 선수단이 온 힘을 다해 뛰며 체력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LG 트윈스
9년 연속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올해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 또다른 비극의 역사를 맛볼 수밖에 없다. 절박한 처지는 철저한 반성으로 이어져 새로운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LG의 스프링캠프지인 이시가와구장에서는 10년만의 가을잔치에 대한 희망의 싹이 조금씩 자라고 있다.

‘캡틴’ 이병규(38)는 8일, “후배들이 알아서 뭔가를 찾아서 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고 했다. “고등학생도 아니고, 다들 프로인데 기합을 주거나 매를 든다고 되는 게 아니고, 들 수도 없다. 어차피 개인이 알아서 해야 한다. 지금 후배들은 수동적으로 훈련에 끌려 다니기보다 먼저 능동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LG는 전지훈련에서 오후 9시까지 빼곡한 스케줄이 잡혀있을 정도로 절대 훈련량이 많았다. 코치들이 휴식일에 반강제로 선수들을 끌고 나가 훈련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김기태 신임 감독은 ‘시간은 짧게, 집중력은 높게’라는 훈련 방침을 세웠고 선수들도 이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절대 훈련량은 줄었지만, ‘자아발전 시간’이라는 이름으로 부족함을 느끼는 선수들은 스스로 ‘나머지 공부’를 소화하고 있다.

변화의 모습은 고참들 모습에서도 나타났다.

친정팀에 복귀해, 2년만에 LG에서 전지훈련을 치르고 있는 팀 최고참 최동수(41)는 “병규를 비롯해 (박)용택이, (이)진영이 등이 제일 열심히 한다. 알아서 후배들이 따라올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배팅 훈련 때 각자 다른 조에 편성된 톱 클래스급 노장들이 후배들의 모범이 되면서 전체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오고 있다는 김기태 감독의 평가와 일맥상통한다.

최동수는 그러면서 “가끔씩 후배들에 대한 쓴소리는 (이)병규와 다른 고참급 선수들이 하는데, 그럴 때면 어린 선수들을 보듬어 주는 게 내가 할 일”이라면서 “내가 느끼기에 2년전 캠프 때 분위기와는 큰 차이가 나는 것 같다”고 했다.

LG는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이택근 조인성 송신영 등 프리에이전트(FA) 3명이 이적하고 전력 보강은 없어 올시즌에도 고전할 것이란 게 일반적인 평가. 하지만 외부의 비관적인 예상에도 불구하고 LG 선수단은 착실히 시즌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선수단에 감지되는 변화의 바람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시가와(일본 오키나와현)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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